지난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34.4원으로 전날보다 7.0원 올랐다. 종가 기준으로 2010년 6월 11일 1246.1원 이후 5년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같은 상승세는 지난주 내내 계속됐다. 최근 원화 환율 상승을 유발하는 요인으로는 몇가지가 꼽힌다. 바깥으로는 국제유가 하락행진이 거듭되고 일본 유럽 등 선진국과 중국의 경제가 부진하다. 비교적 양호하던 미국도 지난해 12월 금리인상 이후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세계 경제가 침울하다. 이에 따라 국제 투자자금이 안전자산인 달러화로 몰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으로는 개성공단 철수 이후 남북한 긴장이 고조되고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마찰까지 커지는 등 지정학적 위험이 선명해졌다.
외부 악재는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작년 하반기 중국 위안화의 절하를 계기로 신흥국 통화가 모두 불안해진 가운데서도 원화는 잘 버텨왔다. 달러화에 대한 환율이 안정됐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국가부도 위험지표도 하락했다. 이런 추세는 올 연초까지 이어졌다. 북한의 느닷없는 핵실험이라는 대형악재 속에서도 그 기조는 유지됐다. 그런데 개성공단 철수를 계기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차 부각됨에 따라 환율이 다시 동요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처럼 남북한 긴장이 고조되기만 한다면 환율불안은 앞으로도 계속될 우려가 크다. 달러당 1300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시된다. 환율이 오르면 자동차 등 일부 수출 대기업은 수출증가와 수익성 개선 기대로 반가울 것이다. 그렇지만 너무 오르면 외국인자금이 이탈하는 등 역효과가 크다. 이미 이달 들어 외국인들이 3조7천억원 가량의 국내채권을 매도했다. 역외시장에서는 원화를 매도하고 달러를 사려는 움직임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이런 흐름을 적절한 선에서 방어하지 않으면 안된다. 외부 요인은 우리나라의 힘으로는 어찌해볼 수 없다. 하지만 내부요인은 스스로 다스릴 수 있다.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는 추진하되 지정학적 위험이 과도하게 커지지 않도록 냉정하게 상황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