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실손보험료를 20∼44.8%나 올린 보험사들이 오는 4월 다시 올릴 것이라는 소식이다. 지난달 보험료 인상의 이유는 높은 손해율을 반영하고 보험료를 '정상화'한다는 것이었다. 값비싼 진료를 권하는 병의원의 과잉진료 때문에 실손보험료를 올릴 수 밖에 없다는 논리였다. 인상된 보험료는 우선 신규 가입자에게만 적용되지만, 기존 가입자도 1~5년 주기로 갱신해야 하므로 '보험료 폭탄'을 모면할 수 없다.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과감하게' 올린 것은 지난해 10월 정부가 보험료 규제를 풀어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 보험사들이 제시하는 이유에는 나름대로 근거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상요인을 흡수하려는 노력을 충분히 기울였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더욱이 지난날 같은 날 일제히 올렸기 때문에 '담합'이라는 비판 여론도 거세게 일었다. 아마도 이번에 또 올리면 소비자들의 원성이 더욱 커질 것임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실손보험은 질병이 발생했을 때 입원이나 통원 치료비의 대부분을 보상해주는 상품이다. 현재의 국민건강보험만으로는 불안하기에 국민의 62%가 가입해 있다. 이런 까닭에 실손보험을 흔히 '제2의 건강보험'이라고 일컫는다. 이렇게 많은 국민이 가입해 있는 보험을 한꺼번에 대폭 올릴 경우 거센 역풍과 역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보험사들은 유의해야 한다. 보험료 인상규제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거나, 건강보험료를 다소 올리는 한이 있더라도 국민건강보험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말미암아 서민생활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서 앞으로 각종 선거를 치르면서 이런 주장이 표면화되고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보험사들로서는 이런 주장이 표면화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유익하다. 그런 주장이 표면화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스스로 과도한 인상을 자제하는 것이다. 과도하게 자기이익만 챙기다보면 또다시 규제를 불러들이거나 다른 대안을 찾게 만든는 법이다. "전체보다는 절반이 낫다"는 옛 성인의 말도 있다. 인상요인이 있더라도 적절한 선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