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법인카드 사용액 증감율 (자료=KB국민카드)
지난해 개인카드 사용액 증감율 (자료=KB국민카드)
KB국민카드는 23일 경상남도 통영시·거제시와 강원도 고성군 등 대형 조선소들이 몰려 있는 지역의 지난해 카드 사용량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해당 지역의 카드 사용액 증가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의 지난해 법인카드 사용액은 319억원으로 전년 311억6000만원과 비교해 2.3% 증가에 머물렀다. 타 지역의 법인카드 승인액은 전년 대비 26.5% 늘은 것과 비교해 해당 지역의 법인카드 사용 증가율은 다른 지역의 11분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가 있는 거제시의 지난해 법인카드 결제액은 211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증가했다. STX조선 자회사인 고성조선과 SPP조선이 위치한 고성군의 지난해 법인카드 결제액은 24억4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3.4% 줄었다.
개인카드 사용액 역시 타 지역 대비 증가율이 한참 떨어졌다.
해당 지역의 KB국민카드 결제액은 4046억원으로 전년 3855억원 대비 4.9% 늘었다. 타 지역 증가율인 6.8% 보다 낮은 수치다.
성별로 살피면 해당 지역의 남성보다 여성의 카드 사용은 더 부진했다. 남성의 경우 전년 대비 6.4% 늘었으나 여성은 2.0%에 머물렀다. 타 지역의 경우 남성과 여성의 증가율이 7.0%와 6.8%로 별 차이가 없었다.
해당 지역의 카드 결제액 증가세가 유독 저조한 데는 지난해 지역 경제를 지탱해 온 조선산업이 극심한 침체에 빠진 것과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거제의 경우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업체가 있고, 통영과 고성의 경우 5개 중소형 조선소가 몰려 있다"며 "대우조선은 직영 인력이 1만3000여명, 협력사 인력이 5만여명에 달하는 등 지역 주민들 상당수가 조선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업체들은 지난해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수주 부진과 해양플랜트 분야 손실이 겹쳐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며 "그 여파로 지역 소비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지난해 대우조선은 3분기까지 4조5317억원, 삼성중공업 역시 같은 기간 1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로 지불하는 소비패턴이 정착하면서 매년 현금 사용액은 줄고 있다"며 "해당 지역의 개인카드 사용액이 소폭 늘긴 했지만 현금 사용량 감소까지 고려하면 실제 주민들의 소비는 크게 둔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