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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스타인터뷰] '남과 여' 전도연 "사랑에 대한 판타지와 꿈이 있죠"

배우 전도연./쇼박스



'칸의 여왕' 이전에 '멜로의 여왕'이 있었다. 전도연(43)이다. 그의 대표 필모그래피(출연한 작품)가 멜로영화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선보인 '무뢰한'과 '협녀, 칼의 기억'도 각각 느와르와 무협을 장르로 내세웠지만 그속에는 멜로의 감성이 녹아 있었다. 그런 전도연이 정통 멜로영화로 다시 스크린을 찾는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영화 '남과 여'(감독 이윤기)를 통해서다.

'남과 여'는 낯선 핀란드에서 아주 잠깐의 끌림을 느낀 두 남녀가 서울에서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도연은 디자이너 숍의 대표이자 정신과 의사 남편과 지체장애를 겪고 있는 아들을 둔 여자 상민 역을 맡았다. 직업 특성상 우아하고 세련되게 꾸미고 있지만 상민의 마음 한 구석 어딘가 공허하다. 그런 상민 앞에 건축가 기홍이 나타나 지친 상민의 마음에 슬며시 스며든다. 배우 공유가 기홍 역을 맡아 전도연과 함께 애틋하면서도 아련한 멜로 연기를 펼쳤다.

영화 '남과 여'./쇼박스



설정만 놓고 보면 멜로보다 불륜극에 가깝다. 상민처럼 기홍도 아내와 아이가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는 상민과 기홍의 감정에 오롯이 집중함으로써 통속적인 불륜극과는 전혀 다른 정서를 만들어낸다. 전도연이 '남과 여'에 끌린 것도 바로 이 영화만의 정서였다.

"사실은 피하고 싶은 작품이었어요. 2010년쯤 작품 제안을 받았죠. 여배우이기도 하지만 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해서 부담스러웠어요. 그런데 시나리오가 정말 좋아서 다른 여배우라도 이 작품에 출연해 완성된 영화를 보고 싶었어요. 캐릭터보다 영화의 정서에 더 끌렸어요. 이들의 마음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고요. 애틋했고 가슴 아팠으니까요."

출연을 결정한 뒤에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불륜이 아닌 사랑 이야기로 보여줄지 고민했다. "상민이 힘든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기홍을 만나는 것인지, 아니면 오롯이 둘만의 끌림으로 사랑하게 되는 것인지를 선택해야 했어요. 감독님은 이들의 사랑에 집중하고 싶다고 하셨죠. 제가 생각한 상민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여자였어요. 정신과 의사인 남편은 상민에게 남편보다는 상담사나 보호자의 역할에 가까우니까요. 그런 상민이 기홍을 만남으로써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된 거라고 이해했어요."

배우 전도연./쇼박스



영화를 연출한 이윤기 감독과는 '멋진 하루'에서 한 차례 작업한 바 있다. 좋은 호흡을 보여준 감독과 배우의 재회였기에 '남과 여'에 대한 기대도 클 수밖에 없었다. 전도연은 "이윤기 감독님과 현장에서 잘 맞는 스타일은 아니다"라며 웃었다.

"'멋진 하루' 때도 현장이 막 좋지는 않았어요(웃음). 하지만 완성된 영화를 본 뒤 감독님을 더 좋아하게 됐죠. 이번에도 현장은 정말 치열했어요. 서로 부딪히는 과정을 통해 한 편의 영화가 나오게 됐죠. 그렇게 완성된 영화를 보니 '내가 이런 이윤기 감독님을 좋아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영화에서 전도연의 연기는 잔잔한 호수에 이는 물결처럼 보는 이의 마음에 서서히 와 닿는다. 차갑고 건조해 보이는 상민이 기홍을 만나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세 차례 등장하는 베드신에서도 두 사람이 서로를 느끼는 모습부터 절실함과 그리움까지 각각 다른 감정을 보여주는 걸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상민이 남편을 향해 집을 나간다고 말하는 장면도 힘들게 촬영한 장면이었다. "온전히 자기 인생을 살지 못하던" 상민이 처음으로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선택을 스스로 하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두 남녀의 안타까운 사랑에 명확한 결말을 내리지 않는다. 열린 결말이 둘의 사랑을 더욱 애틋하게 만든다. 전도연은 "상민은 울음을 토해내는 것보다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를 하는 것에서 더 큰 홀가분함을 느꼈을 것"이라며 "영화가 끝난 뒤에는 상민이 홀가분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갈 것 같다"고 털어놨다. 캐릭터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겨 있는 말이었다.

배우 전도연./쇼박스



전도연은 "사랑에 대한 판타지와 꿈을 갖고 있어서 멜로를 계속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도연에게 멜로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물론 '남과 여'처럼 쉽지 않은 사랑만을 연기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즐겁고 발랄한 멜로도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러나 전도연은 "40대 여배우이자 아이의 엄마인 만큼 구구절절한 역할을 피할 수만은 없다"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멜로를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정통멜로로 돌아온 전도연은 이제 변화를 꿈꾼다. 차기작으로 선택한 tvN 드라마 '굿 와이프'가 그 증거다. '프라하의 연인' 이후 무려 11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다. 전도연은 "가벼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재미있는 작품"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남과 여'의 상민은 아름다움 속에 공허함이 느껴졌다. 그러나 전도연은 그런 공허함 없이 아름답다. 누구보다도 전도연이 그 사실을 가장 잘 안다. "저의 리즈 시절이요? 지금이라고 믿고 싶어요(웃음)."

배우 전도연./쇼박스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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