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의 국회 통과 이후 민간의 첫 자발적 사업재편 사례가 등장했다. 국내 기업이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사업재편을 추진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한화케미칼은 울산 석유화학 산업단지에 있는 CA(염소·가성소다) 공장을 유니드에 매각한다고 25일 밝혔다. 두 회사는 최근 매매 계약에 합의했고 상반기 안으로 매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현재 CA 공장의 장부가격은 약 700억원이며 추후 실사를 거쳐 매각 금액을 확정한다. CA 사업은 소금물을 전기분해해 염소와 가성소다를 생산한다. 이 과정으로 생산된 염소는 PVC 원료, 살균·세척제로 사용되며 가성소다는 세제 원료, 수처리 중화제로 쓰인다.

이번 공장 매각은 원샷법이 이달 초 국회를 통과한 이후 민간에서 자발적 사업재편을 이룬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정부는 고순도 테레프탈산(TPA) 등 공급과잉 상태인 제품에 대해 석유화학 업계의 자율적 구조조정을 유도해왔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국내 CA 시장은 수요량(130만t)에 비해 공급량(210만t)이 80만t 정도 초과하는 공급과잉 상태다. 한화케미칼, LG화학, 삼성정밀화학, OCI 등이 가성소다 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에 매각되는 울산 CA 공장의 생산 규모는 20만t 정도다.

유니드는 CA 공장을 인수한 후 공급과잉 상태인 가성소다 대신 가성칼륨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전해 설비에 원료만 소금물에서 염화칼륨으로 교체하면 가성칼륨을 생산할 수 있다. 가성칼륨은 강한 알칼리성 무기화학 소재로 탄산칼륨(비누·유리·염색제 원료), 반도체 세정제, 식품 첨가물 등에 사용된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이번 매각으로 공급과잉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며 "여수 공장도 있기에 한화화인케미칼을 합병해 구축한 밸류체인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염산과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를 생산하는 자회사 한화화인케미칼을 합병하며 한화케미칼이 생산한 염소로 한화화인케미칼이 염산과 TDI를 생산하고 한화케미칼이 다시 염산을 사들이는 밸류체인을 구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