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김고은 "'치인트' 싱크로율 논란, 연기로 채웠어요."
'치즈인더트랩' 첫 드라마
아쉬움없이 최선을 다한 작품
첫 멜로물, 만족스러워
여자주인공 캐스팅을 두고 방영 전부터 수많은 화제를 모은 '치즈인더트랩'의 홍설 역의 김고은(24). 원작과 싱크로율이 거리가 멀다는 우려와 다르게 이제는 김고은이 아닌 홍설은 생각할 수 없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최근 강남 한 카페에서 만난 김고은은 드라마 속 홍설과 달리 털털했고, 속마음을 가감없이 털어놓을 줄 아는 여배우였다.
"인기 많은 웹툰을 원작으로 했기 때문에 팬들이 주인공 캐스팅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싱크로율을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연기적인 부분으로 채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종영까지 좋은 반응 이어져서 기분 좋아요."
'치즈인더트랩'은 시청률 7%를 넘나들며 tvN 월화극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 대학생 주인공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현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애환을 고스란히 반영해 20,30대의 공감을 얻는 데 성공했다.
김고은은 겉으로는 쿨해보이지만, 속으로는 누구보다 예민하고 고민 많은 여대생 홍설 역을 맡았다. 유정(박해진)과 인호(서강준)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실제 성격은 설이처럼 예민하지도 않고, 혼자서 끙끙 앓면서 고민하지도 않아요. 오히려 단순한 편에 속하죠. 주변에서도 쿨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할 정도로요. 상반된 성격의 설이를 표현하기 위해서 내적인 면도 신경썼지만, 외적으로도 신경썼어요. 일단 패션과 헤어스타일은 원작과 비슷하게 가되 앞머리를 좀 더 꽈서 귀엽게 보인다던지, 옷같은 경우는 평범하지만 멋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20대 대학생들이 찾아서 입을 만한 아이템으로 꾸몄죠. 어쨌든 설이는 사랑스럽게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2012년 영화 '은교'로 데뷔해 '몬스터', '차이나타운' 등 실제로는 접하기 힘든 인물들을 연기해 대중에 강한 인상을 남긴 김고은에게 '치즈인더트랩'은 첫 드라마이자 첫 멜로물이다.
"그동안 너무 강한 캐릭터들을 많이 해서 멜로물을 찍고 싶었던 건 사실이에요. 개인적으로도 이번 작품은 굉장히 만족스러워요. 상대 배역인 박해진 씨, 그리고 서강준 씨와의 케미가 좋았던 것 같아요. 두 분 다 실제로도 자상하고 다정다감한 스타일이라 금방 친해졌어요. 애정신이나 장난치는 모습을 촬영할 때 배우들끼리 낯설면 어색하고 자칫 만들어져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도 친해졌기 때문에 연기할 때도 편하지 않았나 싶어요."
연이대 3총사 은택(남주혁), 보라(박민지)와도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다.
"3총사가 함께 붙어있는 시간이 많아서 정말 많이 친해졌고요. 주혁 씨가 실제로도 은택이와 성격이 비슷하거든요. 감독님이 대본 외에 재미있는 애드리브를 요청하시면 주혁 씨는 즉석에서 기발하면서도 엉뚱한 애드리브를 내놓더라고요. 은택이의 가벼운 대사들은 거의 애드리브로 완성됐다고 보셔도 되요."
김고은은 드라마 제작 환경이 영화 촬영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현장을 극찬했다. "이런 제작환경이 쉽지 않다는 걸 너무 잘알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저는 촬영 복이 많은 것 같아요. 반사전제작이라 여유있게 진행된 점도 완성도를 높인 이유겠지만, 무엇보다 촬영팀, 조명팀, 동시 녹음팀 등 스텝끼리의 합도 굉장히 잘맞았어요. 급방한 상황이 닥쳐도 서로 도와가면서 일하시는데 상황을 보고 있는 제가 다 힘이 나더라고요."
드라마는 이미 결말을 지었지만, 원작은 연재중이다. 최근 남자주인공 유정의 분량을 놓고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드라마의 결말은 정해진 상태다. 김고은은 "순끼 웹툰 작가님과 이윤정 감독님이 계속 소통하시면서 결말에 대한 부분을 상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웹툰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드라마 나름의 좋은 결말을 낸 것 같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모두가 최선을 다했어요. 현장에서 만난 감독님, 스텝, 동료 배우들 모두가 너무 소중한 인연이 됐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다보니까 캐릭터에 푹 빠질 수 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많은 분께 좋은 작품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죠. 어떤 작품에 참여하게 될 지 모르지만, 무엇이 됐든 작품 안에서 저의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더 연구하고 발전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해야죠.(웃음)"
어떤 역할이든 제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그녀의 연기가 또 어떤 작품에서 빛을 발할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