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휴 잭맨이 7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독수리 에디'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손진영 기자 son@
스타는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는다.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꿈을 향한 끊임없는 도전과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있을 때 스타는 비로소 탄생한다. 물론 그 과정을 견뎌내는 것은 쉽지 않다. 휴 잭맨(47)이 지금처럼 스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힘든 시기를 이겨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이 3년 만에 한국을 다시 방문했다.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로 이름을 알린 태런 에저튼과 함께 주연을 맡은 '독수리 에디'의 홍보를 위해서다. 7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휴 잭맨과 덱스터 플레처 감독이 참석했다. 이번이 다섯 번째 내한인 휴 잭맨은 "서울 홍보대사로 10년 전부터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며 "늘 기쁜 마음으로 한국을 찾게 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할리우드 배우 휴 잭맨이 7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독수리 에디'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손진영 기자 son@
'독수리 에디'는 1988년 캘거리 동계 올림픽 당시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던 영국의 스키점프 선수 에디 에드워즈의 실화를 그린 영화다. 동계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지닌 에디(태런 에저튼)가 영국의 유일한 스키점프 선수로 올림픽에 도전하는 과정을 80년대의 복고 분위기 속에서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휴 잭맨은 미국 출신의 전직 스키점프 선수이자 에디의 코치인 브론슨 역을 맡았다.
그동안 '엑스맨' 시리즈의 울버린으로 스크린에서 액션 투혼을 불살랐던 휴 잭맨은 이번 영화에서는 까칠하지만 인간미 있는 코치로 편안하고 여유롭게 연기했다. 휴 잭맨에게는 여느 작품보다 고생을 덜한 작품이다. 그는 "이번에는 다른 사람이 트레이닝하는 걸 지켜보는 역할이라 굉장히 좋았다"며 "새벽 3시에 집에 들러 운동을 한 뒤 촬영하러 가지 않아도 돼 좋았다. 가장 즐겁게 촬영한 영화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실존 인물인 에디와 달리 브론슨은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이다. 휴 잭맨은 영국의 록 밴드 크림의 드러머였던 진저 베이커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브론슨의 캐릭터를 만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호주 출신인 만큼 스키점프도 낯설었다. 휴 잭맨은 "이번 영화로 스키점프의 매력을 느꼈다"며 "우아하면서도 아름답지만 동시에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스포츠다. 직접 본다면 그 매력을 훨씬 더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스포츠 소재 영화는 성공을 주제로 삼는다. 그리고 그 성공은 늘 1등을 가리킨다. '독수리 에디'가 흥미로운 것은 1등만이 꼭 성공은 아님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디는 올림픽 당시 성적과는 관계없이 독특한 출전 이력만으로 인기를 얻었다. 영화는 에디를 통해 결과와 상관없이 꿈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메시지로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휴 잭맨에게도 에디처럼 꿈을 향해 무작정 도전하던 때가 있었다. "저는 호주에서 TV 시리즈로 연기를 시작했고 뮤지컬에 출연하면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호주에서는 뮤지컬 배우를 배우가 아닌 예능인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있어서 이후에는 영화 오디션을 보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3~4개월 동안 오디션을 보러 다녔지만 거절당해 힘든 시기도 있었고요. 제 마음속에는 '나는 배우니까 연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주변에서 그렇게 생각해주지 않을 때 힘이 들었습니다."
에디와 비슷한 고민을 지녔던 만큼 이번 영화가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휴 잭맨은 "SNS가 있는 지금과 달리 80년대에는 평범한 사람이 인기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았다. 우리 영화는 그런 시절에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된 인물의 이야기인 만큼 한국 관객들도 감동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또한 그는 "2년 뒤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다는 걸 알고 있다"며 "올림픽에 앞서 우리 영화를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말로 한국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을 나타냈다.
할리우드 배우 휴 잭맨(왼쪽)과 덱스터 플레처 감독이 7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영화 '독수리 에디'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손진영 기자 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