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8일 노동개혁 법안과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답답한 심경을 담아 "요즘 날씨가 조금씩 풀리면서 봄이 오는 것을 느끼지만, 우리 경제는 아직 온기가 차오르지 않아 마음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비스산업 관련 기업인과 전문가, 단체장 등 3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대외경제 여건이 어느 때보다 나쁜 탓도 있지만 우리가 해야 하고 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들을 다하지 못한 점도 있기 때문에 더 마음이 답답하고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예상되는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이 1500여 일째 국회에 계류된 답답한 상황과 관련,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서비스산업 활성화와 노동개혁이 여전히 기득권과 정쟁의 볼모로 잡혀 있다"며 "수출과 제조업 위주의 성장과 고용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서비스 산업 육성은 당연한 처방이다. 우리도 이렇게 경제활성화의 핵심적인 방법을 알면서도 손을 쓸 수 없는 현재의 상황이 안타깝다"고 거듭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보건의료 공공성 훼손을 이유로 법안 통과를 반대하는 야당을 향해서는 쓴소리를 날렸다. 박 대통령은 "정부 제출법안 어디에도 의료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는 문구는 없다는 점도 수차례 말씀드렸다"며 "동네병원 중심의 원격의료를 허용하려는 것을 두고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심화된다는 식의 괴담으로 옭아매 더 나은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은 "서비스산업 육성의 가장 큰 목적은 일자리 창출이다. 일부에서는 이것을 허황된 얘기라고 주장하지만 해외사례를 보면 실제로 분명하게 증명이 되고 있다"며 "고용률 70%를 달성한 선진국 중에 서비스산업이 발전하지 않은 나라는 없다. 바꿔 말하면 서비스 산업이 활성화돼야 고용률을 높일 수 있다"고 법안 통과의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즈가 발표한 2015년 글로벌 500대 기업을 사례로 들어 "서비스 기업은 모두 287개나 되는데 거기에 포함된 국내 기업은 딱 1개뿐"이라며 격차를 좁히지 못한 이유가 갈라파고스 규제가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갈라파고스 규제는 대륙에서 떨어져 고유한 생태계를 유지하다 멸종 위기를 맞은 갈라파고스 제도를 빗댄 용어로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비효율적인 규제를 의미한다.
그러면서 "더 존치할 이유가 없는 규제들은 최근 마련된 네거티브 방식의 규제심사를 통해 전부 폐지될 것"이라며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막는 규제는 확 바꿔야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