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정신 감정을 할 병원이 서울대병원으로 정해졌다. 당초 양측이 제안한 병원이 다른 만큼 대립이 예상됐으나 양측 합의에 의해 올 4월 중 신 총괄회장의 정신 감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9일 오전 10시 서울 가정법원 508호(가정법원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피성년후견인' 지정 2차 심리가 있었다. 이날 심리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정신상태 감정을 진행할 병원과 감정 방식의 협의가 이뤄졌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재판부는 인맥 등으로 오진을 이끌어낼 가능성을 두고 신 총괄회장이 진료 받은 기록이 없는 병원을 양측의 합의로 선정할 것을 요구했다.
청구인인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 신정숙씨 측은 삼성병원을 선정했으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측은 서울대병원을 주장했다. 신 총괄회장은 서울대병원, 분당 서울대병원, 연세 세브란스 병원을 이용한 기록이 있다.
신 총괄회장의 피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정하는 결정적 근거가 되는 만큼 병원 선정과정에서도 마찰이 있었지만 신청인 측의 양보로 서울대병원으로 최종 합의됐다.
다만 감정 방식은 신정숙 측이 제안한 '입원감정'으로 정해졌다. 신 전 부회장측은 '출장감정'을 요구했지만 감정 공정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재판부는 신정숙 측의 의견을 수용했다.
이달 23일 재차 기일을 정해 구체적인 감정 절차를 협의할 예정이다.
신 총괄회장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양헌의 김수창 변호사는 "공신력 측면에서 서울대병원을 따라갈 곳이 없다는 점을 재판부가 인정한 것 같다"며 "오늘 재판부에서 감정 병원 선정 등 여러 가지가 결정됐기 때문에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해서는 "매우 건강하시다"는 말로 함축했다.
신정숙 측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새올의 이현곤 변호사는 "우리도 크게 불만이 없다. 공정한 감정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원칙은 진료기록이 있는 병원에서 감정을 하는 것이지만 서울대병원은 충분히 공신력 있는 기관이기 때문에 특별히 반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4월 약 2주간의 신 총괄회장에 대한 정신 감정이 종료되면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의 피성년후견인 여부와 종류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신 총괄회장의 둘째 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포함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의 자녀들은 신 총괄회장의 피성년후견인 지정에 동의한 상태며 신 전 부회장만 반대하고 있다.
신정숙 씨가 성년후견인으로 지목한 사람은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씨, 신영자 이사장, 신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신유미 고문 등 4명이다.
성년후견제도는 질병·장애·노령 등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사람을 피성년후견인으로 정하고 성년후견인으로 둬 피성년후견인 대신 법률행위를 대리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 민법에서는 제9조에 따라 가정법원이 피성년후견인을 선고한다. 사실상 피성년후견인의 모든 재산은 성년후견인이 관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