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중국 베이징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기자회견에서 잭 스나이더 감독(가운데)과 주연 배우 밴 에플렉(왼쪽), 헨리 카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DC 코믹스는 마블 코믹스와 함께 미국 만화 산업계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코믹스(만화) 회사다. 슈퍼히어로의 이야기를 다루는 마블과 DC의 만화는 최근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하는 소재 중 하나다. 특히 마블은 '아이언맨' '어벤져스' 등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리즈를 꾸준히 발표하며 전 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일으키고 있다. DC도 새로운 영화 시리즈로 반격을 시작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DC 유니버스'다.
오는 24일 개봉 예정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이하 '배트맨 대 슈퍼맨')은 'DC 유니버스'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슈퍼히어로 캐릭터인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을 그리는 작품이다. 'DC 유니버스'는 '배트맨 대 슈퍼맨'을 시작으로 조커, 할리퀸 등 악당들이 총출동하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여성 히어로 '원더우먼', 그리고 DC 코믹스판 '어벤져스'인 '저스티스 리그' 2부작을 차례대로 선보일 계획이다.
11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배트맨 대 슈퍼맨' 기자회견에는 중국과 한국 외에도 대만·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 기자들이 참석해 그 열기가 뜨거웠다. 이 자리에는 영화를 연출한 잭 스나이더 감독과 배트맨 역의 벤 애플렉, 슈퍼맨 역의 헨리 카빌이 참석했다.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마블과 DC는 서로 다른 개성과 매력으로 코믹스 팬들의 오랜 사랑을 받고 있다. 마블의 특징이 다채로운 캐릭터의 향연이라면 DC의 특징은 철학적인 주제를 담은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아이언맨' '어벤져스' 시리즈 등으로 마블 작품들은 영화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DC로서는 마블 영화와의 비교를 피해갈 수 없다. 이에 대해 잭 스나이더 감독은 "마블과 DC는 세계관은 물론 캐릭터와 방향성 모두가 다르다"며 "캐릭터가 스토리를 만들 때 DC 코믹스 원작의 캐릭터와 스토리를 최대한 영화로 표현하고자 했을 뿐 마블 작품들을 특별히 의식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맨 오브 스틸' 이후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슈퍼맨과 싸울 상대로 배트맨처럼 매력적인 캐릭터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대결은 프랭크 밀러의 그래픽 노블 '다크 나이트 리턴즈'에서 등장한 바 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다크 나이트 리턴즈'의 영향을 언급하며 "배트맨과 슈퍼맨은 각각 다른 정의를 추구하는 인물로 이들의 역학 관계가 영화를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중국 베이징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기자회견에서 잭 스나이더 감독(가운데)과 주연 배우 밴 에플렉(왼쪽), 헨리 카빌이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캐릭터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그 묘사가 조금 다르다. 슈퍼맨은 신적인 능력을 지니 외계인으로 사람들은 그에게 동경과 불안함을 동시에 느낀다. 배트맨은 슈퍼히어로로서 오랜 시간 활동을 해온 인물로 그동안 자신이 한 일에 다소 지쳐있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할리우드의 인기 배우이자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아르고'로 감독으로도 인정 받은 벤 애플렉이 배트맨을 연기했다. 그는 "나이가 들어 다소 지친 모습의 배트맨이라 흥미로웠다"며 "배트맨은 연기보다는 감독이 어떻게 만들어주느냐가 더 중요하다. 연기적으로는 브루스 웨인(배트맨의 본명)의 인간적인 면모에 더 집중해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슈퍼맨은 '맨 오브 스틸'에서 슈퍼맨을 처음 연기했던 헨리 카빌이 다시 맡았다. 그는 "슈퍼맨이 이상적인 영웅이라는 캐릭터의 근간은 이번에도 같다. 다만 변화한 세상에서 슈퍼맨은 어떤 모습일지를 반영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한 "슈퍼맨과 같은 존재라면 어떨지 상상력을 많이 활용했다"며 "배트맨, 그것도 벤 애플렉이 연기하는 배트맨과 싸운다고 해서 부담이 컸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수어사이드 스쿼드'./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배트맨 대 슈퍼맨'은 제목보다 '저스티스의 시작'이라는 부제가 갖는 의미가 더 크다. 내년부터 공개될 2부작 '저스티스 리그'의 프리퀄 성격인 작품이기 때문이다. 갤 가돗이 연기하는 원더우먼이 이번 영화부터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사실 배트맨과 슈퍼맨의 대결에서 누가 이기고 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이번 영화에는 앞으로 나올 DC 유니버스 작품의 많은 힌트가 담겨 있다. DC 유니버스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최근 슈퍼히어로 장르가 서부영화처럼 사라질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만큼 할리우드에서 슈퍼히어로 장르는 이제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그러나 마블에 이어 DC까지 스크린 전쟁에 뛰어든 만큼 슈퍼히어로 장르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슈퍼히어로는 현대의 신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화는 역사가 기록된 이래로 존재해온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장르죠. 슈퍼히어로 영화는 '신화'의 현대적인 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더 많아진다면 슈퍼히어로 장르는 오히려 지금보다 더 확산될 것이라고 봅니다." (헨리 카빌)
지난 11일 중국 베이징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기자회견에서 잭 스나이더 감독(가운데)과 주연 배우 밴 에플렉(왼쪽), 헨리 카빌이 한국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