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서 철수한 기업에 대한 피해실태조사가 이번주 시작됐다. 피해기업에 대한 정부대책 설명회가 18일 열리고, 오는 21일부터 기업실태 신고서를 접수한다. 그렇지만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는 16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1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개성공단 평화대행진'을 열고 입주업체 피해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다. 정부가 나름대로 움직인다고 하지만 피해기업들이 보기에는 상당히 굼떠 보이는 모양이다.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역시 예상했던 대로이다. 통일부는 17일 특별법 제정요구에 대해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온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현행법에 따라 지원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조속한 경영정상화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낫다는 것이다.
지난달 전격 단행된 개성공단 가동중단은 북한에 대한 유엔의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을 이끌어내는데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이 예상하지 못한 강력한 카드로 소기의 목적은 일단 달성한 셈이다. 반면 개성공단 입주기업에게는 날벼락이었다. 그리고 이에 따른 입주기업의 피해는 아직 치유되지 않고 있다. 이달초 정부가 파악한 바로는 90명 이상의 철수기업 근로자가 이미 해고되었고. 해고예정이원도 40여명에 이르렀다. 그 이후 조사가 더 진행되었으니 해고자는 훨씬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개성공단에 원부자재와 기계 뿐만 아니라 완제품까지 두고나온 황급히 빠져나온 기업의 어려움은 헤아리기 어렵다.
통일부 당국자는 "상황이 어려울 때일수록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옳은 말이다. 그렇지만 왜 개성공단 기업의 절규가 계속되고 특별법 요구까지 나왔는지 정부는 파악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특별법을 제정 여부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논의돼야 하겠지만, 그런 요구가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정부가 무성의하기 때문이 아닌가 우려한다. 정부가 특별법을 만들고 싶지 않다면 개성공단 철수기업들의 눈물을 닦아주려는 노력을 더 적극적으로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