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低)유가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도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18일 고양중 한국은행 신흥경제팀 조사역이 발표한 '주요 산유국의 경제 상황과 정책 대응'에 따르면 보고서는 "국제원유시장에서 수급 여건상 공급과잉은 단기간 내 해소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앞으로 2년 동안 원유 초과공급으로 저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양중 조사역은 보고서에서 "재정상황이 악화된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가 쉽지 않은 가운데 이란의 원유 수출 증가 등으로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란의 하루 평균 생산량은 약 280만 배럴이지만 앞으로 40만에서 100만 배럴의 추가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카타르, 베네수엘라 등 주요 산유국들의 원유생산 동결 결정으로 국제유가가 다소 반등했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중심으로 구속력 있는 감산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수급불균형 해소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양중 조사역은 또 "국제유가는 산유국 간 감산논의 전개 양상과 미국 셰일오일 생산업체의 경영 여건 등에 따라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결국 당분간 원유의 초과공급에 따른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최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중기 원유 수급 전망'에 따르면 보고서는 내년까지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원유수요는 하루 평균 9560만 배럴이지만 공급량은 9670만 배럴로 110만 배럴 많고, 내년에도 하루 공급량이 9700만 배럴로 수요량보다 10만 배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고양중 조사역은 국제 저유가 기조에 따른 문제점도 지적했다. 고양중 조사역은 "저유가 기조가 지속될 경우 산유국 경제 상황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현상의 강화, 글로벌 투자자금 유출입의 변동성 확대 등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고양중 조사역은 "산유국과 교역 규모가 큰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의 성장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자본 유출입, 대중동 수출 및 건설수주 등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