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은 이르면 다음달 초 국내 최초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중교통 이용 할인' 매직카 자동차보험 특약 상품을 선보인다.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나섰다. 자동차보험 판매율이 곧 손보사 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 올초 대형 손보사들이 연이어 온라인채널을 가동하는가 하면, 연내 빅데이터를 활용한 차별화된 자동차보험 상품 출시가 예고되고 있다.
삼성화재의 독주가 이어져 온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은 올초 현대해상과 KB손보 등 대형사의 진입으로 손보업계 최대 격전지로 극변했다. 특히 뒤늦게 뛰어든 현대해상과 KB손보 등은 진입 3개월여 만에 일부 중소형사를 압도하고 있어 향후 온라인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 대형사 위주 재편" 전망
20일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1월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화재(28.2%)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2월 자동차보험 온라인 점유율 27.8%를 기록한 이후 올 1월 0.4%포인트 증가했다. 현대해상과 KB손보 역시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각각 0.4%포인트씩 늘어 10.1%, 4.1%를 기록했다. 반면 동부화재와 메리츠화재는 같은 기간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감소하며 18.1%, 1.8%에 머물렀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일부 손보사가 마이너스 증감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성장세를 기록한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보 등의 성과는 주목해 볼 만하다"며 "단기 실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지만 올해 온라인채널에 진출한 손보사 중 대형 손보사만이 온라인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는 것은 의미있는 변화"라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도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결국 브랜드 파워가 있는 대형 손보사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활용 자동차보험 출시 잇단 예고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보험료가 차등 부과되는 자동차보험도 잇달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카드-통신업계와의 제휴 상품이라는 점. 각 사는 차별화된 상품을 통해 자동차보험 판매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르면 다음달 초 출시되는 KB손보의 '대중교통 할인 특약'은 보험 가입자가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교통카드를 쓴 금액이 기준을 초과하면 금액별로 보험료를 차등 할인해준다. KB손보는 상품 개발을 위해 같은 계열사인 KB국민카드·KB금융지주 등과 협력해 빅데이터를 활용, 보험료 차등화를 위한 변수를 추출했다.
김영장 KB손보 자동차부문장 상무는 "대중교통 이용 할인 특별약관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최초의 시도"라며 "이를 통해 손보업계 선의의 경쟁을 통한 발전을 유도, 가입자에게 새로운 할인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화재와 흥국화재·메리츠화재 등은 각각 통신사와 제휴, 연내 모바일 네비게이션을 이용한 자동차보험을 출시한다. 동부화재는 SK텔레콤의 'T맵'을 이용, 운전자 운전습관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부과한다. 'T맵'이 보유한 800만 회원의 운전 습관을 분석해 우수 운전습관을 갖춘 운전자에 대해 보험료를 최대 5% 할인한다. 또 흥국화재와 메리츠화재는 KT와 협력한다. 별도 정보 수집 장치를 고객 자동차에 설치, 운전자 운전 습관을 측정해 보험료를 차등 부과할 계획이다.
신(新)채널 진출, 신(新)상품 출시 등을 통한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 확보는 곧 손보사의 경쟁력을 높인다. 자동차보험 가입 고객의 관심을 자사의 타 상품으로까지 이동시킬 수 있기 때문.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각 사 전체 매출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인기상품이지만, 손해율을 높이는 주범으로 꼽히기도 한다"며 "고질적인 적자에도 불구, 각 사가 자동차보험에 열중하는 것은 고객 확보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고객 확보는 보험업뿐만 아니라 전 금융업계가 사활을 거는 사안이다. 고객 확보에 실패한 금융사엔 미래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객 확보에 실패한 손보사는 회사 전체 고정비 부담이 각 사의 타 보험으로 전개되고, 이는 고객에게 부담으로 작용해 결국 고객 이탈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고객 이탈은 회사의 수익성 하락으로 이끌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