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선거기간 멈춰있는 3∼4개월 동안 국민을 위해 정치권과 국회가 아무 일도 못하고 오직 각자의 정치만 하고 있다면 그만큼 잃어버린 시간들이 될 것"이라며 "(공천 일정이 마무리되면) 국민과 국가경제보다는 선거에 이기기 위한 격렬한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고 선거에 빠진 정치권에 쓴소리를 날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이 말한 뒤 "현재 선거로 인해 법안 통과 등 많은 시급한 일들이 그대로 멈춰져 방치되고 있다"며 "언제나 선거에서는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항상 공허함으로 남아 있는 것이 현실 정치인 것 같다"고 허탈함을 표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총선 공천 문제로 노동개혁법안과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정치권을 겨냥한 '국회 심판론'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개혁 법안 등 정부에서 시급하게 처리를 요청한 법안들이 요원해질 수 있음을 지적한 박 대통령은 "그렇더라도 선거 기간 손을 놓지 말고 경제의 바퀴를 지속적으로 돌릴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며 "수석들과 각 부처에선 시간 등이 낭비되지 않도록 통과되지 않은 경제법안 속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행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정치가 멈춘다고 경제도 멈추고 민생도 멈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부, "가장 중요한 것은 민생이라는 것을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에게는 국민을 위한 정치만이 나라를 어려움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고 살릴 수 있는 것"이라며 "본인들의 정치를 위해 나라와 국민의 경제 시계가 멈추지 않도록 각 수석들은 이 엄중한 시기에 국민들의 안위와 민생이 흔들리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세계 경제도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 우리 경제가 이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 또 다른 IMF와 같은 국가적 위기를 겪게 될지도 모른다. 사전에 대비할 수 있는 위기를 대처하지 못하고 위기를 맞게 되면 국민고통과 국가 신용추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잇단 도발 위협에 대해서는 대비태세를 강조하면서도 "정부는 외교적으로, 군사적으로 철저한 준비와 대비 태세를 갖춰서 이 위기를 잘 극복해나가고 선거로 인해 잃어버린 시간으로 인한 경제가 뒷걸음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