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설 개선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에쓰오일 온산공장 전경. 에쓰오일은 시설 개선 사업 '슈퍼 프로젝트'를 통해 공장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와 '올레핌 다운스트림 콤플렉스' 프로젝트로 고수익 종합 에너지 회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에쓰오일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저유가가 장기화되고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정제유 수입국인 사우디가 원유를 직접 정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정유업계에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에쓰오일이 회사의 사활을 건 프로젝트를 집중 추진해 고수익 종합 에너지 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는 최근 영국·네덜란드 합작 정유회사인 로열더치셸과의 파트너십을 청산했다. 아람코와 로열더치셸은 1998년 50:50으로 100억달러(11조원)를 투자해 조인트 벤처 모티바를 설립하고 미국 정유업체 포트아서를 소유해왔다. 파트너십 청산으로 아람코는 미국 최대 규모인 포트아서 정유공장을 차지하게 됐다. 사우디 원유를 포트아서 공장에서 정제해 사우디에 직접 공급하겠다는 계산이다. 이 공장에서는 일일 60만 배럴의 휘발유와 경유를 생산한다.
◆에쓰오일 미래 책임질 'RUC'·'ODC' 프로젝트
아람코가 최대주주로 있는 에쓰오일은 사우디의 정제유 자급 움직임에 따라 단순 원유 정제회사를 넘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종합 에너지 회사로 도약하려 전사적 역량을 동원하고 있다.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초 임직원들과 경주 토함산을 찾아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와 '올레핌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평소 본사가 위치한 서울에서 신년 산행을 개최해왔지만 프로젝트 규모를 감안해 경주에서 진행한 것이다.
RUC는 가스와 휘발유 등을 추출하고 남은 원유(잔사유)에서 휘발유와 프로필렌 등을 다시 추출하는 설비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에쓰오일은 벙커C유 같은 저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기존 12%에서 4%로 줄여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ODC는 RUC 공정에서 생산된 프로필렌으로 프로필렌옥사이드(PO)와 폴리프로필렌(PP)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프로필렌옥사이드는 자동차 내장재와 전자제품 등에 사용되는 폴리우레탄의 원료이며 폴리프로필렌은 자동차 범퍼 등에 사용되는 플라스틱의 한 종류다.
2018년 상반기에 완료될 예정인 이번 프로젝트에 에쓰오일은 4조7890억원을 투자했다. 에쓰오일의 자본금 5조3899억원의 88%에 달해 사내에서는 "이번 프로젝트에 회사의 사활이 걸려 있다"고 평가할 정도다.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에쓰오일은 자동차부터 가전제품, 정보기술(IT), 생명공학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첨단소재 생산 능력을 갖추며 고수익 종합 에너지 회사로 성장하게 된다.
◆기존 설비도 꾸준히 개선…'슈퍼 프로젝트'
이 외에도 수익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나세르 알 마하셔 CEO는 신년사에서 "2016년은 상시적 긴축경영을 통해 전사 예산 절감을 실현하고 지속적으로 수익 개선 아이디어를 발굴해 회사의 이익 개선을 추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해"라며 가존 사업의 이익 창출 증대를 요구한 바 있다.
에쓰오일은 1991년 아람코와 합작계약을 체결한 이후 중질유 분해 탈황시설(BCC)을 건설하고 자일렌 센터를 완공하는 등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에쓰오일의 BCC는 벙커C유에서 등유와 경유를 생산하는 '수소첨가분해시설'과 휘발유를 생산하는 '접촉분해시설', 고유황 벙커C유를 저유황 벙커C유로 만드는 '벙커C 탈황시설' 등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에쓰오일은 모든 생산 제품을 경질화·저유황화해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 자일렌 센터는 파라자일렌(PX)을 생산한다. 올해 파라자일렌의 정제마진은 톤당 355달러 수준으로 지난해 평균 330달러에서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에쓰오일은 파라자일렌, 벤젠, 초저유황 경유 등 고부가 제품의 생산효율을 5~10% 늘리는 '슈퍼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시작해 내년 완료될 예정인 이 온산공장 시설개선 사업에는 2000억원이 투자됐다. 에쓰오일은 같은 양의 원유에서 경제성 높은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하게 돼 원가절감과 수익성 증대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에쓰오일은 세계 단일 정제능력 10위인 일일 66만9000배럴의 원유를 정제하고 파라자일렌(연산 180만톤), 벤젠(연산 56만톤), 프로필렌(연산 20만톤) 등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