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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석유화학/에너지

'공정효율의 최강자'...기업 본질 집중하는 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의 고도화시설 전경.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율은 39.1%로 국내 정유사 중 가장 높다. /현대오일뱅크



[서산(충남)=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시황이 나빠 매출이 40% 가까이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78% 증가한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지난 4분기 매출이 36%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404% 증가했다. 2014년 동종업계가 모두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했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고도화율을 달성하고 곳곳에서 원가절감을 실현하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대표 문종박) 이야기다.

저유가로 매출액이 2014년 18조3580억원에서 2015년 13조96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928억원에서 6293억원으로 늘어나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도 원료를 사서 제품을 만들고 제품을 팔아 수익을 얻는 기업 활동의 본질에 집중하겠다"며 공정효율화를 강조한 바 있다.

◆모든 공정에서 묻어나는 원가절감의 노력

기자가 25일 충청남도 대산석유화학단지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을 직접 찾아보니 사소한 곳에서도 원가절감 노력이 드러났다.

정유회사들은 원유를 가열해 온도별로 각기 다른 제품을 추출한다. 끓는 점이 휘발유는 35~180도이고 경유는 240~350도에 이르는 등 차이가 있기 때문. 원유를 가열하기 위해 운영하는 보일러에서는 고온의 스팀이 24시간 발생한다. 탱크에 저장해 판매할 수도 없는 이 스팀을 현대오일뱅크는 재활용한다.

대산석유화학단지에는 LG화학, 한화토탈, 롯데케미칼, KCC 등의 석유화학회사가 공장을 가지고 있다. 이들 공장 가동에는 고온의 스팀이 필수적이기에 현대오일뱅크는 2006년부터 인근 회사들과 공동 배관망을 구축해 스팀을 저가로 공급해왔다. 대신 석유화학회사에서 나프타를 분해하며 생산된 잉여수소를 들여와 중질유 탈황공정과 고도화 공정을 운영하는데 사용한다. 석화사는 스팀을, 현대오일뱅크는 수소를 직접 생산하지 않아도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소 생산 비용으로 연간 60억원을 절감하고 있다. 정유사의 매출규모를 생각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지만, 원가절감과 운영효율화를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보다 큰 부분에서는 유종 다양화를 통해 원가 절감을 실현한다. 가격이 비싼 경질유 대신 황 함유량이 높아 가격이 저렴한 중질유를, 중동에서만 수입하기보단 다양한 지역에서 원유를 수입한다.

현대오일뱅크 조사무엘 안전생산본부 사원은 "80% 정도는 중동에서 20~25일 걸려 수입하지만, 원가 절감을 위해 동남아와 중남미 등으로 다각화하고 있다"며 "세계 각국의 유종을 대상으로 실험해 공정에만 적합하다면 가치가 낮은 벙커C유가 많이 나오더라도 들여온다"고 설명했다.

필리핀과 베트남, 브루나이 등 동남아 국가에서 수입하는 원유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가 부과되지 않으며 도입기간도 8일 정도에 불과하다.

◆"미래 위한 투자는 확실하게 추진"

황 함유량이 높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량이 적은 중질유를 사용하는 대산공장 특성상 정제된 원유 중 50%는 벙커C유가 된다. 하지만 2011년 2조6000억원을 들여 마련한 제2고도화시설 등 중질유 탈황공정시설(ARDS), 유동층 접촉분해공정시설(RFCC)과 같은 감압 재처리 과정을 거치면 휘발유와 경유 등 정제유가 다시 생산된다.

대산공장의 고도화율은 40%에 달해 공장에서 생산되는 벙커C유를 가장 효율적으로 재처리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말 개조(리뱀핑)과정을 통해 고도화율을 39.1%까지 올렸다. 고도화율이 이보다 높아진다면 다른 정유사로부터 벙커C유를 구입해 정제해야 한다.

원유 수송 방법도 특이하다. 조 사원은 "크기가 작은(8000톤급 이하) 배들은 부두까지 들어올 수도 있지만 수심이 얕은 서해안 특성상 대형 유조선은 5㎞가량 떨어진 해상 계류시설에 정박하고 배에서 공장까지 이어진 파이프로 원유를 운송한다"고 말했다.

이날도 공장에서 멀리 떨어진 해상에 배가 정박해 있었다. 배가 들여오는 200만 배럴의 원유를 공장 내 탱크로 옮기는데 5일 정도가 걸린다.

대산공장에서는 혼합자일렌(MX) 공장 건설이 끝나가는 가운데 보일러 증설 공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MX는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의 원료로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함께 공장을 짓고, 그간 양사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직접 생산하기로 했다. 1조2000억원이 투자된 이 공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연간 100만톤의 혼합자일렌을 생산할 예정이다.

공장 한편에는 2017년 완공을 목표로 매립지 조성도 진행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설정훈 경영지원본부 과장은 "설비 개량을 거듭하고 있지만 부지가 한정돼 있어 내려진 결정"이라며 "매립지는 향후 현대오일뱅크의 신사업 추진에도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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