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여권의 수성(守成)이냐, 야권의 탈환(奪還)이냐."
[b]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의 가늠자 역할을 할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식물국회' 비난을 면치 못한 19대 국회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어떨까.
[b]이번 총선은 현 체제의 유지와 탈피를 결정할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로 촉발된 민주화를 넘어선 새로운 지평을 개척할 수 있을까. 더 나은 대한민국은 국민의 손에 달렸다. 메트로신문은 253개 지역구 중 여야 후보 간 빅매치가 예상되는 주요 격전지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b]
[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전라남도 동남 중앙부에 위치해 반송산맥을 사이로 화순군과 보성군, 여수시, 구례군을 접한 곳. 전통적인 야당의 텃밭인 전남 순천시가 20대 총선에서 여야 빅매치가 예상되는 지역으로 급부상했다.
시발점은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2014년 재·보선에서 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 이변을 연출하며 시작됐다. 현역인 이 의원은 호남에서 유일하게 지역구를 가진 여당 의원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구 조정으로 고향인 '곡성'을 잃고 강력한 상대와의 대결을 앞둔 이 후보. 새누리당은 이번에도 야당 텃밭에 승기를 꽂을 수 있을까.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지난 2일 전남 순천시 아랫장에서 유권자들과 만나고 있다./이정현 의원 블로그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가 지난 22일 전남 순천시 아랫장에서 시장 상인들을 만나고 있다./노관규 후보 페이스북
[b]◆'곡성' 분리…누구에게 호재?[/b]
28일 여야에 따르면 전남 순천시에서는 현역인 새누리당 이 후보를 비롯해 전 순천시장인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 등이 경쟁한다. 군소 후보로는 민주당 최용준·민중연합당 정오균·무소속 박상욱 후보 등이 있다.
현재 판세는 예측 불허다. 선거구 조정으로 인한 '곡성'의 분리는 변수다. 획정안에 따르면 인구 상한 초과인 전남 순천이 독립 지역구로 재편되면서 곡성이 광양·구례 지역구에 편입됐다.
2014년 7·30 재보선 당시 6만815표(49.43%)을 얻어 당선된 이 후보는 고향인 곡성에서 70.55%의 지지율을 얻었다. 순천 지지율 역시 46.22%에 달했다. 곡성의 열렬한 지지가 이 후보 당선으로 끌었다는 얘기다.
당시 상대 후보였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서갑원 후보는 자신의 고향인 순천시에서 42.92%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4만9611표(40.32%)를 획득하며 결국 텃밭을 내줘야 했다.
그러나 '곡성' 분리의 여파는 상당하다. 동아일보·채널A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지역별 남녀 유권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신뢰도 95% 표본오차 ±4.4%·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의원은 22.0%로 37.0%의 지지율을 얻은 노관규 후보에 크게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구 획정 전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상대 후보들을 모두 앞질렀다. 곡성 분리 여파가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b]◆'익숙한 얼굴'의 등장…요동치는 판세[/b]
'익숙한 얼굴' 노관규 후보는 이 지역의 판세를 흔들고 있다. 그는 민선 4·5기 순천시장을 지내 순천시에서 인지도나 조직 측면에서 뒤처지지 않는다. 8년간 시정 활동 덕에 더민주 당내 경선에서 맞붙은 김광진 의원을 가뿐히 제쳤다.
다만, 분열된 야권의 판도는 언제든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 판사 출신인 국민의당 구희승 후보는 지난 24일 후보등록을 마친 후 "이번 선거는 호남정치를 망친 무능하고 폐쇄적인 더불어민주당과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고 박근혜 대통령만을 추종하는 새누리당을 심판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노 후보에 대한 국민의당의 심판과 비판은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야권 분열 속에서 이 후보도 안심하긴 이르다. 이 후보는 재보선 당시 공약으로 내걸었던 '의대 유치'와 관련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전남은 의과대학과 부속병원이 없는 유일한 도다. 순천시 유권자들은 이 부분을 못마땅해 하고 있다. 이 지점은 야권 후보들의 공격 지점이기도 하다.
한편, 이 후보는 의대와 부속병원 유치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고 청년 일자리를 위해 광양만권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서 노 후보는 순천시 관내에 유명 사찰인 송광사와 선암사가 있다는 점을 들어 불교문화시설을 건립하는 등 관광·문화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