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완연한 봄이다. 꽃망울이 하나씩 터지듯 매년 이맘때가 되면 어김없이 음원 차트에 고개를 내미는 곡들이 있다. 봄을 겨냥한 '시즌송'들이다.
대표적인 곡은 단연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다. 2012년 3월 발매한 이곡은 매년 봄만 되면 어김없이 주요 음원사이트에서 역주행한다. 이때문에 '벚꽃엔딩'은 '벚꽃연금'이라는 재미있는 수식어까지 갖게됐다. 우스갯소리 같지만, 사실이다.
지난해 5월 방송된 tvN '명단공개 2015'에 따르면 곡을 만든 장범준은 '벚꽃엔딩'의 인기로 매해 봄마다 수억원대 저작권료를 받고 있다. 2012~2015년 저작권료와 음원 등을 포함한 값어치는 약 4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 그가 25일 2집 앨범을 발표했다. 2집 수록곡 '사랑에 빠졌죠'는 28일 기준 멜론 차트 2위를, '그녀가 곁에 없다면'이 7위, '빗속으로'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명곡 '벚꽃 엔딩'은 12위다.
장범준이 속한 버스커버스커의 첫 번째 타이틀곡과 개인 앨범이 음반 차트에서 대결하는 재미있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장범준의 2집 앨범은 현재 잘나가는 KBS드라마 '태양의 후예' OST도 꺽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쯤되면 '봄의 황제'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다.
2014년 아이유와의 콜라보로 화제를 모았던 하이포(HIGH4)의 '봄 사랑 벚꽃 말고'는 같은 날 멜론 차트 37위에 등극했다. 사랑의 계절로 여겨지는 봄에 홀로 느끼는 외로움을 재치 있는 가사와 달콤한 멜로디로 표현한 곡이다. 아이유의 상큼한 보이스와 하이포 멤버들의 감미로운 보컬과 랩은 솔로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펑키한 리듬과 중독성 강한 멜로디가 특징이며, 봄의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로이킴의 '봄봄봄'도 빼놓을 수 없다.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4' 출신 로이킴이 2013년 발표한 '봄봄봄'은 감미로운 목소리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특징이다. '봄 봄 봄 봄이 왔네요~'라는 가사와 경쾌한 리듬은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계절감을 잘 표현해냈다.
어쿠스틱 기타와 콘트라베이스, 브러쉬드럼이 로이킴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어울려 봄의 상큼함을 나타내었으며, 간주 부분에 나오는 로이킴의 휘파람이 인상적이다.
봄만 되면 시즌송이 역주행하는 흐름이 계속되자 최근 봄을 겨냥한 음원들이 하나, 둘 발매됐다. 소녀시대 윤아의 솔로곡 '덕수궁 돌담길의 봄', 에릭남X웬디의 '봄인가 봐' 등이다. 다만 앞서 발매된 역주행송들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버스커버스커 '벚꽃엔딩' 앨범 자켓./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