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또다시 낙하산 때문에 어지러워지고 있다. 주요 금융사 주주총회와 인사철을 맞이해 곳곳에 낙하산들이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28일자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최근 주주총회를 치른 현대해상화재와 삼성화재에 금융감독원 국장을 지낸 인사들이 감사로 선임됐다. 신한금융투자 감사와 신협중앙회 이사, 롯데카드 감사도 이들 금감원 출신 인사들이 꿰어찼다. 기술신용보증기금 인사에는 한나라당 출신인사가 입성했다. 이밖에 일부 업계단체도 곧 금감원 출신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금융사의 자리는 비어 있어 다음달 총선후 낙하산이 밀고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질병 가운데 하나인 낙하산 인사는 세월호 참사의 한 요인이 된 것으로 지적된 바 있다. 이에 따라 공직자윤리법이 강화되면서 낙하산 인사도 한때 퇴조했다. 그런데 이렇듯 금융권 전반으로 '관피아'와 '정피아'가 또다시 줄줄이 입성하고 있는 것이다. 공직자윤리법의 규제를 피하거나 아니면 대담하게 무시하기도 한다. 금융사들이 낙하산을 받는 이유는 대체로 정부나 정치권을 상대하는 데 방패막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금융사들이 소신껏 경영하기보다는 왜 이렇게 당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정부는 최근 각종 금융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되고 핀테크와 만능계좌 등 여러 가지 새로운 금융제도가 시행되고 있거나 시행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는 금융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이고 금융소비자들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효율성에 대해서는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큰 것이 사실이다. 이를테면 은행을 비롯한 주요 금융사들이 최근 앞다퉈 해외에 진출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후퇴하거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 뒤안길에서는 낡아빠진 낙하산 인사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이해하기 어럽다. 그러니 우리나라 금융사들이 선진화되려면 얼마나 더 많은 세월이 흘러야 할까? 현재 진행중인 금융개혁이나마 제대로 추진될지 의문스럽다. 금융개혁을 제대로 하려면 낙하산인사부터 근절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