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삼성생명이 그간 '자동 언더라이팅 시스템(AEUS)'을 구축, 일부 보험대리점(GA)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해 온 가운데 내달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AEUS는 고객의 기본정보와 보험 관련 정보를 바탕으로 컴퓨터가 계약심사를 자동 처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삼성생명은 기존 '자동 언더라이팅 시스템(EUS)' 보다 더 세분화·고도화된 성능의 AEUS 개발을 통해 부담보 동의서 출력과 구체적인 서류 내용 안내, 보험계약 심사 결과 제공 등 업무를 모두 자동 처리하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2005년부터 단순·반복 업무의 20% 가량을 EUS를 이용, 처리해 왔다. 다만 EUS를 이용해선 청약서상 특별한 사항이 없는 경우에만 자동심사가 가능했다. 일부 업무는 담당 직원이 직접 처리해야만 했다. 실질적인 자동업무 처리 기능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던 것. 이에 삼성생명은 본격적인 자동업무 처리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해 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AEUS 개발을 통해 기존 EUS 보다 더 많은 사례에 대해 컴퓨터가 직접 판단하고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며 "다만 인공지능(AI) '알파고'와 비견할 순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국내 보험환경의 급변으로 다양한 특약, 질병 등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삼성생명의 AEUS 개발은 업계의 관심을 끈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층, 유병자 등 리스크가 높은 계약자의 가입이 많아짐에 따라 예상 심사 결과와 필요 서류 마련·절차·예산 심사 기일·진척현황 등이 복잡해지고 있다"며 "AEUS가 해당 가입자는 물론 기존 업무에 대해 비용절감과 시간단축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결국 AEUS가 AI로 진화, 보험상품 개발 등 더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따라 전문화된 기능만큼 절감된 비용으로 보험료는 낮아져 경쟁사 대비 높은 상품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실제 유럽계 생보사 '스코'이 경우 대규모 외부 데이터를 내부 데이터와 통합한 AEUS를 도입, 보험상품 개발 비용과 시간 등을 줄인 바 있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앞으로 국내 보험사들의 AEUS 도입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보험산업에 있어 커다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