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가 30일 서울시 중구 한은 본관에서 취임 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하향조정을 시사했다.
이주열 총재는 30일 서울시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 2월 국내 경제 상황을 살피면 수출부진이 지속되고 내수회복세가 둔화되면서 1·4분기 성장세가 연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다소 약화됐다"며 "최근의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올해 경제성장률은 연초에 전망한 3%를 밑돌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주열 총재는 다만 최근 들어 각종 국내 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총재는 "유가가 반등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줄었고, 외국인 증권자금 유입 등으로 국내 금융변수가 안정되는 모습이다"며 "지난해 말 이후 하락세를 이어오던 소비자심리지수도 이달 소폭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는 2·4분기 이후 성장경로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라며 "여러 경제지표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 다음 달 수정 경제전망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는 28일 발표된 신임 금통위원 4인 후보자들에 대해 일각에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에 쏠린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부 언론에서 신임 금통위원 후보자들의 추천기관과 과거 발언내용을 토대로 정책 성향을 추측하고 있다"며 "그동안의 제 경험에 비춰볼 때 금통위원들은 의사 결정시 추천 기관과는 관계없이 이뤄졌으며 경제상황에 대한 시각도 상황이 바뀌면 견해도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상황 변화에 따라서 통화정책 방향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4인의 신임 금통위원 후보자분들은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분들이기 때문에 이분들과 정책 스탠스를 조율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기존의 입장을 지키겠다는 의지이다. 이 총재는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해가면서 경기회복세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가겠다"며 "금융안정에도 유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이주열 총재와 장병화 한은 부총재를 비롯해 한은 부총재보와 외자운용원장, 국·실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