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여권의 수성(守成)이냐, 야권의 탈환(奪還)이냐."[/b]
[b]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의 가늠자 역할을 할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식물국회' 비난을 면치 못한 19대 국회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어떨까.[/b]
[b]이번 총선은 현 체제의 유지와 탈피를 결정할 중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서거로 촉발된 민주화를 넘어선 새로운 지평을 개척할 수 있을까. 더 나은 대한민국은 국민의 손에 달렸다. 메트로신문은 253개 지역구 중 여야 후보 간 빅매치가 예상되는 주요 격전지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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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 연미란 기자]서울 동북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곳. 천혜의 자연환경과 풍부한 녹지공간으로 둘러싸인 대단위 주거지역으로 지하철 4·7호선이 운행돼 유동인구가 서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곳. 아파트 단지가 밀집돼 교통난 해소가 지역 쟁점으로 떠오른 곳. 서울 노원병이다.
4·13총선에서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으로 인식됐던 이 지역에서 최근 후보 간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국민의당이 전국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반드시 사수해야 하는 지역이다.
이준석 새누리당 후보가 2일 서울 노원구 상계동 7호선 마들역 본진에서 자신의 공약인 '7호선 급행열차 피켓'을 들고 있다./이준석 후보 페이스북
[b]◆'1여다야'…이준석 바짝 추격[/b]
서울 노원병에서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다.
3일 여야에 따르면 서울 노원병에는 새누리당 이준석 전 비대위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황창화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군소 정당으로는 정의당 주희준·대한민국당 나기환·민중연합당 정태흥 후보 등이 있다. 이 지역 역시 1여다야(1與多野) 구도다.
현재 판세는 안철수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고 있는 가운데 이준석 후보가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SBS가 TNS에 의뢰해 지난달 29일(3월26~2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신뢰수준95% 표본오차±4.4%p·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에 따르면 안 후보는 38.7%로 33.4%를 얻은 이 후보를 근소하게 앞질렀다. 더민주 황 후보는 13.0%, 정의당 주 후보는 4.1%다.
변수는 야권분열과 지지 연령층의 투표 참여여부다. 안 후보를 지지하는 '젊은' 계층은 정치적 성향이 비교적 뚜렷하지 않다. '안철수' 이름 석자만 믿고 그를 지지한 것이다. 정당을 연상시키지 않는 것이 그의 최대 강점인 셈이다.
그런데 최근 그가 고집스럽게 야권 연대를 거부하면서 지역민들의 반감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민들에게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도 문제다. 당 대표로서 다른 후보들의 지원유세에 나서야하는 것도 그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지지 연령층의 투표 참여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안 후보의 지지층은 20~40다. 이 계층은 안 후보에게 평균 40%대의 지지를 보내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은 이 후보는 60대 이상에서 58.3%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연령대의 안 의원 지지도는 25.5%에 불과하다.
문제는 안 후보를 지지하는 20~40의 투표 참여율이 평균 66%라는 점이다. 이 후보 지지층인 60대 이상은 88.3%가 '꼭 투표할 것이다'에 답변했다. 선거 당일 투표 참여도가 높은 연령층이 두 후보의 운명을 가른다는 얘기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지난달 27일 노원청년 간담회에 참석해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안철수 후보 페이스북
[b]◆7호선 급행vs일자리 창출[/b]
이 후보는 대표적인 '박근혜 키즈(Kids)'다. 2011년 당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발탁돼 비대위원을 맡으면서 '개혁 보수'의 길을 자처했다. 이후 2012년 대통령 선거와 2014년 7·30 재보궐선거 때도 당 이미지 변신을 위한 카드로 종종 등장했다. 5060세대·보수를 상징했던 새누리당에 젊은 비대위원의 등장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이후 각종 종편 프로그램에 보수 논객으로 나와 인지도를 높였다.
안 후보는 야당이 위기에 처했을 당시 김한길 전 대표와 함께 더민주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하며 '안(安)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최근 더민주의 변화를 요구하며 탈당한 그는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그의 딜레마는 당 공동대표로서 당 후보들의 지원 유세에 나가느냐, 자신의 지역구인 노원에 집중하느냐다. 전자의 경우 지역구에 소홀하다는 평가가, 후자의 경우 당에 무심하다는 반발이 뒤따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두 후보 모두 창동차량기지 이전에 따른 부지 활용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접근 방법은 다르다. 이 후보는 부지 활성화 이전에 7호선에 급행을 설치해 대중교통을 개선하는 게 먼저라며 '7호선 급행화'를 약속했다. 안 후보는 노원구에 8개의 종합 대학이 있는 점을 내세워 기술과 인력을 결합한 일자리 창출 모델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서울 노원병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받는 주요 격전지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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