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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회/정당

[20대 총선으로 국론분열에서 국민화합의 장으로] 세대별, 계층별 민심으로 보는 4·13총선

[b]#. 19대 대통령 선거의 가늠자 역할을 할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19대 국회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어떨까. 고용절벽에 처한 청년들.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로 시름하는 기업들과 자영업자들. 준비 없이 노후를 맞이한 중장년층.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이번 총선은 현 체제의 유지와 탈피를 가를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은 대한민국은 국민의 손에 달렸다. 메트로신문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각 계층별 유권자들을 만나 19대 국회에 대한 평가와 국민들이 바라는 20대 국회의 청사진을 들어봤다.[/b]

[메트로신문=총선TF팀]"요즘 정치에 관심을 가질 만큼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다.(27세 취업준비생 이연수씨)"

"국회의원들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다. 어떻게 해서든 경제부터 일단 살려줬으면 좋겠다.(50대 서울 남대문 시장 상인)"

"투표 안 할거야…자식, 손주 힘들어 죽겠다는데 정치는 무슨….(60대 제과점 도우미)"

날카롭고 차가웠다. 벚꽃이 만개한 봄날이지만 불확실한 경제 한가운데 선 민심은 한겨울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매서웠다. 선거철 익숙한 시나리오였던 지역갈등이나 세대간 갈등도 힘을 잃고 있다. "먹고 살기 어렵다"는 말로 압축된 현 상황이 오히려 그들을 교집합으로 묶었다.

취준생(취업준비생)들은 일자리 걱정에, 시장 상인은 한겨울 같은 경제상황에, 60대 이상은 자식·손주 걱정에 노후는 뒷전으로 미룬 채였다.

'분열'의 상징. 국회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쳤다. 하지만 쓴소리 뒤에 감춰둔 속마음은 모두 같은 곳을 가리켰다. 이번 총선 역시 화두는 '경제 살리기'였다.

[b]◆2030은 정치냉소…분열 말고 화합해야[/b]

대학생들의 정치 냉소는 매서웠다. 취준생인 이연수(27·한양대 정치외교학과 졸업)씨는 정치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여당도 싫고 야당도 싫다"고 잘라 말했다. 정치에 관심을 가질 만큼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취업조차 불확실한 상황에서 싸움만 거듭하는 정치권에 관심을 둘 여유가 없다는 의미로 보인다.

전수연(21·이화여대 국어국문과)씨는 "'최선'의 선택을 하고 싶지만 '차악'을 뽑겠다"고 했다. 더 좋은 후보를 찾는 것은 차치하고, 최악의 후보보다는 덜 나쁜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빠르다는 뜻이다. 역으로 말하면 그만큼 기대되는 후보가 없다는 뜻이다.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인 12%대를 넘어선 우리의 자화상이다.

취업 관문을 어렵게 통과한 젊은 층도 연애, 결혼, 출산은 물론 현재 자리가 불확실한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다. 최근 다니던 회사를 퇴직한 이범종(29)씨는 투표의 무서움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고 투표도 하지 않은 결과가 청년을 이렇게 고달프게 할 줄 몰랐다는 것이다.

이씨는 "이번 총선에서는 청년에 관심을 기울이는 정당에 투표할 생각"이라며 "투표를 통해 권리를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화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보회사에 재직 중인 오은영(27·여)씨는 "당선된 이후에 정당별로 싸우는 모습만 봤다"면서 "20대 국회는 중요한 현안에 대해선 협력해 조속히 처리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대 국회가 '공약을 잘 지키는 국회'가 되길 바랬다.

반도체 기업에 다니는 현동수(31)씨 역시 "당과 계파를 떠나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국회를 만나고 싶다"며 "국회의원 본연의 자세와 의무에 대해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b]◆"먹고살기도 힘든데…그만 좀 싸웠으면"[/b]

"관심 없어요."

1일 오전 남대문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정치에 대해 묻자 대부분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눈조차 마주치지 않은 채였다.

이곳에서 생선구이 식당을 운영하는 이순자(58·여)는 "대통령이고 국회의원이고 뽑아도 거기서 거기"라면서 "맨날 소리 지르면서 싸움만 하고 여야 모두 정치를 너무 못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진짜 서민을 위한다면 함께 가야지.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라며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주면 빈털터리가 돼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시장 상인들 대부분은 이씨처럼 '분열'을 국회의 가장 큰 문제로 꼽았고 대화 끝에 나온 말도 표현만 달랐지 결국 한곳을 향했다. 이씨 옆에 있던 비슷한 연배의 상인은 이 같이 말했다. "어떻게 해서든 경제부터 일단 살려줬으면 좋겠네."

분열을 극복하기 위해 '젊은 정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냉동수산물 납품업체에서 종사하는 정환춘(50대)씨는 "경제가 우선"이라며 "특히 젊은 사람들의 구직을 우선순위로 두는 후보가 꼽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관계자들도 어려운 경제에 시름하긴 마찬가지다. 이들은 경제가 어려운 만큼 정치권이 하루빨리 필요한 법안 제정에 나서길 당부했다. 순천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장혁진씨는 "최근에만 6명의 사장들이 문을 닫았다"면서 "동업종간 경쟁을 완화하고 중소자영업자들이 공생하는 법안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스타트업 벤처기업 버즈니의 남상협 대표도 "중소 벤처기업이 대기업과 상생하는 선순환적인 성장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정치 관심 없어…손주놈 취업 좀 됐으면"[/b]

노년층은 노후를 대비할 새도 없이 100세 시대에 맞닥뜨렸다. 투표 참여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자식·손주 걱정에 이 세대도 정치에 대해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송파구 문정동 제과점에서 일하는 김성녀(64·여)씨는 오는 13일 총선 때 투표하러 갈 계획이 있냐는 물음에 "나는 정치에 관심 없어. 뽑을 사람도 없고 투표 안 할거야"라며 손사래쳤다. 그러면서 이내 정치권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김씨는 "(유세)차 끌고 (후보들이) 직접 오는 것도 아니고 선거 끝나면 코빼기도 안 보인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다들 살기 어렵다고 해서 정치고 선거고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각 당이 '경제 살리기'를 공약으로 내건 것에 대해서도 "맨날 싸우면서 공약 지킬 시간이나 있나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인천 연수구에 사는 최병심(71)씨는 전형적인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1번'을 찍는 유권자였다. 하지만 최근 잡화점을 운영하는 아들 내외가 어려움을 겪고, 대학을 졸업한 손주까지 취업난을 겪자 한숨만 쉬고 있다. 최 씨는 "난 무조건 한나라당(옛 새누리당)이었어. 근데 이제 (새누리당에 투표) 안 해. 귀찮아"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그는 "(동에서 운영하는) 회관에 가면 다들 자식, 손주 얘기만 하는데 (우리 애들이 어려워서) 내가 맘이 그래. (정치) 생각할 새가 없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정치권이 제 할 일을 다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유권자들 역시 평소 지역 의정활동에 관심을 갖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메트로신문과 통화에서 "국회는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갈등이 마지막으로 해결되는 곳"이라며 "국회의원들이 생산적인 갈등이나 대결을 해야 하는데 19대 국회는 서로에 대한 비난으로 매몰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대 국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생산성"을 지목했다. 국민이 원하는 정책이 무엇인지 살피고 생산적인 갈등과 토론을 통해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 교수는 "유권자들도 평소에는 관심 없다가 선거 때만 관심을 갖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뒤 "지역 의원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유권자들의 적극적인 자세도 당부했다.[총선TF팀=연미란·김성현·오세성·이봉준·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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