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김나인 기자] 알뜰폰 시장에 '대란'을 주도했던 에넥스텔레콤의 'A제로(Zero) 요금제'를 우체국에서 만나볼 수 없게 됐다.
알뜰폰 사업자인 에넥스텔레콤은 이달부터 A제로 요금제의 우체국 판매를 중단하고 온라인을 통해서만 가입 신청을 받는다고 4일 밝혔다. 지난 1월 4일 출시한 지 3개월 만이다.
A제로 요금제는 기본료 없이 월 50분 음성통화가 공짜로 제공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문자메시지는 1건당 20원, 데이터는 1MB당 41원이지만 평소 데이터 사용이 없거나 문자메시지를 쓰지 않는 소비자에게는 군더더기 없는 요금제다.
통신3사 기본 요금제와 비교하면 최소 1만2000원 저렴하기 때문에 통신비를 절약하려는 고객들이 관심을 가졌다.
지난 2월에는 선풍적인 인기로 에넥스텔레콤 물량 판매가 중단되기도 했다.
회사 측은 "A제로·A2500·A6000 요금제 가입 신청자가 2월 기준 7만7000명이 이른다"며 "콜센터 인력을 확충했는데도 2만7000여명을 처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에넥스텔레콤은 웹사이트에 별도의 상담 페이지를 열었다.
이에 따라 에넥스텔레콤은 이달 우체국 알뜰폰 창구 판매 요금제 상품을 갱신할 때 A제로 요금제를 목록에서 빼는 대신 A12500 요금제를 새로 추가했다. A12500은 월 1만2500원에 음성통화 100분, 문자메시지 100건, 데이터1기가바이트를 기본 제공하는 요금제다. 기존 A2500와 A6000 요금제는 그대로 유지한다.
에넥스텔레콤 관계자는 "3개월마다 요금제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한 우체국 정책에 따라 새롭게 갱신한 것"이라며 "온라인을 통해 계속 판매할 예정이고 우리뿐 아니라 다른 알뜰폰 사업자들도 새롭게 요금제 갱신을 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체국 알뜰폰 요금제는 3개월마다 변경이 가능하다.
그간 제기돼 온 A제로 요금제의 수익성 문제에 대해서는 "통화를 단 5분도 하지 않는 고객이 많다면 수익성이 없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기존 가입자들이 하루에 2~3분의 추가 통화만 해도 적자를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A제로 요금제를 통해 소비자들이 알뜰폰 요금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존 A제로 요금제 특성 상 데이터를 잘 쓰지 않는 노년층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에 해당 요금제 우체국 판매 중단은 소비자 편의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