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외국계 재보험사들의 국내 진출이 잇따른다. 국내 재보험업계의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보험은 보험사가 인수한 보험계약의 담보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보험에 다시 가입하는 보험사를 위한 보험이다.
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미국계 대형 생명보험사 '퍼시픽라이프'의 계열사인 재보험사 '퍼시픽라이프리'는 최근 한국지점을 내고 지난주 보험업 본허가를 취득했다. 생명보험, 수입보장보험 등 분야에 강점을 가진 '퍼시픽라이프리'는 앞으로 한국지점을 통해 국내 생보사를 상대로 영업 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에는 싱가포르계 재보험사 '아시아캐피털리인슈어런스(ACR)'가 한국지점 설립을 신청, 예비허가를 받았다. 세계 50위권의 재보험사인 ACR은 항공, 해난, 건설 등 분야에서 영업한다. 통상 예비허가 3개월 후 본허가가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ACR 역시 올 상반기 내 한국지점을 열고 본격적인 영업활동을 할 전망이다.
이미 국내에는 외국계 재보험사들이 다수 진출한 상태다. 글로벌 기업인 뮌헨리, 스위스리, 하노버리, 스코리, RGA 등 재보험사가 국내 법인 또는 지점 형태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잇단 외국계 재보험사들의 한국 진출로 국내 재보험사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는 코리안리로서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퍼시픽라이프리'와 ACR은 국경간 거래를 통해 국내 일반손해보험 및 생보 시장에 참여해왔지만 앞으로는 국내에 지점을 열고 영업활동을 펼치는 전략으로 국내 재보험 시장에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외에도 다수 글로벌 손보사들이 국내 손보시장 진출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일반 손보 재보험시장의 경쟁은 더욱 격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시장 환경 변화와 경쟁 심화 속에 국내 재보험업계는 생존을 위한 새로운 영역 보장, 이를 테면 사이버·전염병 리스크 등에서의 위험을 인수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