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은 지난 4일 대형 생보사 최초로 기존 종신보험 대비 최대 25%까지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는 저해지 환급형 종신보험을 선보였다./한화생명
신한생명은 지난 1일 고객 경제상황에 맞춰 보험료 수준을 선택할 수 있는 저해지환급형(50%형·70%형)과 일반형(100%형)을 탑재한 건강종신보험을 출시했다./신한생명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보험료가 20~30% 가량 저렴한 정기보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보장은 그래로이다. 경기 침체로 가계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보험에 새로 가입하는 가정이 줄어들고, 해약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다.
◆생보·손보 해지환급금, 14년만 최고
7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25개 생명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한 해지환급금은 총 18조4651억 원. 생보사의 연간 해지환급금 규모가 18조원 이상으로 늘어난 것은 협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2년 이후 14년만 처음이다. 생보사 해지환급금은 지난 2002년 이래 연간 13조 원 안팎을 유지해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7조7885억 원까지 증가했다. 지난 2009년부터 2010년에는 13조 원대로 다시 떨어졌지만 2011년 14조9579억 원, 2012년 16조9251억 원 등 증가세를 이어오면서 2014년 17조1271억 원을 기록했다.
손해보험사 역시 마찬가지다. 같은날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손보사의 장기해약 환급금 규모는 9조8999억 원으로 지난 200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손보사들의 장기해약 환급금 역시 지난 2012년 8조4777억 원에서 2014년 9조1245억 원으로 잇따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지난해에는 10조 원대를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해지환급금은 만기가 오기 전 고객이 보험사와의 기존 계약을 깨고 찾아가는 돈"이라며 "보험사들의 총 계약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보험사 해지환급금이 경제위기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할 순 없지만, 해지환급금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가계 형편이 어려워지고 있음을 증명하는 간접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저해지환급형 상품 잇단 출시…月보험료 낮춰
최근 매월 꾸준한 보험료 납부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고객들이 급증함에 따라 각 보험사들은 월납 보험료를 낮춘 상품을 속속들이 출시,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한화생명은 지난 4일 대형 생보사 최초로 기존 종신보험 대비 최대 25%까지 저렴하게 가입할 수 있는 저해지 환급형 종신보험을 선보였다. 납입기간 해지환급금을 축소한 대신 납입이 완료되면 기존 종신보험 대비 환급률을 대폭 높였다. 사망보험금도 최대 2배까지 증액 가능해 저렴한 보험료로 보장 자산을 최대화한 것이 특징. 해지 없이 장기간 보험을 유지할 수 있는 고객이라면 한화생명의 신상품 '프라임통합종신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최성균 한화생명 상품개발팀장은 "'프라임통합종신보험'은 이달 보험상품 가격 자율화에 맞춰 한화생명이 선보인 첫 상품"이라며 "가격 대비 성능이 월등히 뛰어난 '가성비' 좋은 종신보험이라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고액의 치료비가 발생하는 암, 뇌출혈 등 6대 중대질병을 보장하는 건강보험에도 해지환급금을 낮춰 보험료가 최대 25% 저렴한 상품이 출시됐다. 사망보장까지 가능한 종신보험 통합형이다.
신한생명은 지난 1일 고객 경제상황에 맞춰 보험료 수준을 선택할 수 있는 저해지환급형(50%형·70%형)과 일반형(100%형)을 탑재한 건강종신보험을 출시했다. 보험료 수준이 낮은 저해지환급형의 경우 납입기간 중 기존 종신보험보다 해지환급금은 적으나 납입기간이 끝나면 동일해지면서 환급률은 높아진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보장대비 보험료 부담을 낮추고자 저해지환급형으로 개발했다"고 전했다.
저해지환급형 상품은 오랜 기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 온 일본 등 해외에선 이미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보험료가 낮은 대신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면 기존 상품보다 훨씬 적은 돈을 돌려받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보험 가입 전 계약을 얼마나 유지해야 손해를 보지 않을지, 보험료가 장기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등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