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호남 정신 못 담는 야당 후보는 자격상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로 호남 일정을 시작했다.
문 전 대표는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하고 "광주정신이 이기는 역사를 만들겠습니다"라는 방명록을 남겼다. 그는 참배단에 헌화와 분향을 하고는 90여분에 걸쳐 신묘역과 구묘역을 둘러봤다.
국립5·18민주묘지를 둘러본 문 전 대표는 광주 동구 충장로 거리에서 '광주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간 호남의 반감을 감안해 방문하지 않던 문 전 대표는 "직접 야단을 맞고 질타를 듣기 위해서 왔다"며 "그간 부족함에 대해서도 용서를 구한다. 호되게꾸짖어달라"고 광주 시민들에게 부탁했다. 이어 "당무로 바빠 호남을 챙기지 못하는 사이 오해와 불신의 골이 깊어졌다"며 "'호남홀대', '호남차별'이라는 말은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대한 모욕이자 내 인생을 부정하는 치욕"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대북송금 특검,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분당 등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많이 보였지만 참여정부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 호남을 배려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다른 정당에 대한 견제도 이어갔다. 문 전 대표는 "그들만의 영달을 쫓는 세력이 신성한 호남 땅에서 발붙이지 못하도록 더불어민주당 모든 호남 후보들이 싸워나갈 것"이라며 호남 정당을 자처했다. 이어 "호남을 볼모로 기득권에 안주하던 구시대적 정치, 호남을 변방에 가두려는 분열적 정치인들을 더불어민주당이 심판하겠다"고 말했다.
호남의 의지에 따라 정계 은퇴도 할 수 있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총선이 끝나면 전당대회를 통해 당 지도부를 새롭게 선출하고 앞으로 당권에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 국회의원도 아닌 만큼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 정권교체 역량을 키우겠다"며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겠다면 미련 없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문 전 대표의 행보를 두고 정계의 평가는 엇갈렸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호남 특히 광주에서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지지를 거둔 것은 오래 전 일"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전 대표에게 '대선 불출마'를 요구한 광주 북구갑 정준호 후보는 "광주 민심을 잘 풀어 달라 당부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문 전 대표를 찾았지만 일부 시민들의 격한 항의에 만남이 성사되진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