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김나인 기자] 삼성전자의 '갤럭시S7'과 LG전자의 'G5' 등 프리미엄폰이 출시된 가운데 이동통신 3사가 중저가폰 및 구형 제품 등에 대한 지원금을 올리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스마트폰을 사려는 알뜰족에게도 이달이 쇼핑 적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사들은 기존 제품 가격을 낮추고 '재고 정리'에 나섰다.
KT가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다. KT는 지난 8일 아이폰6 공시 지원금을 33만원에서 최고 60만원으로 올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단통법'을 시행하면서 이동통신사가 제공할 수 있는 최대 공시지원금 상한선을 35만원으로 책정한 대신 15개월이 지난 제품에 대해서는 상한선을 없앴다.
이에 따라 출시 15개월이 지난 아이폰6의 지원금 상한선이 풀려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됐다. KT는 기존 지원금 상한인 33만원에 27만원을 추가했다. 월 10만원대 요금제인 'LTE 데이터 선택 999'를 선택하고 추가지원금까지 받으면 아이폰6 64GB를 최저 14만3800원에 개통할 수 있다.
KT는 아이폰6 지원금 인상으로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가입자 2197명이 늘어났다. 지난 3월 SK텔레콤 4934명, LG유플러스 714명, 알뜰폰에서 1만9384명으로 총 2만5032명이 KT를 떠난 것에 비하면 아이폰6 지원금 인상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반면 SK텔레콤은 5일 하루에만 가입자 1060명을 뺏겼다.
이날 서울 광화문의 한 KT 대리점 관계자는 "아이폰6 지원금 상한 이후 해당 제품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재고가 1~2대밖에 남지 않아 못 파는 지경이다. 서두르지 않으면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자사의 인기 중저가폰인 '루나폰'을 공짜폰으로 내세우며 이에 반격했다. 공시지원금인 33만원에 4만9500원을 추가로 보조해 출고가 37만8400원을 넘는다. 가장 저렴한 요금제에 가입해도 루나폰을 공짜로 구입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 '갤럭시A8' 출고가도 기존 59만9500원에서 39만9300원으로 20만원 가량 내렸다. 공시 지원금 및 대리점 지원분을 따지면 5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도 LG전자의 X스크린과 G3스크린, 화웨이 Y6, 갤럭시노트엣지 등을 공짜폰으로 풀었다. Y6는 최저가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해도 실구매가가 0원이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이통사가 국내 중저가폰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아이폰SE' 국내 출시를 앞두고 남은 재고를 소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신폰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겨냥하는 이통사들의 경쟁은 앞으로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애플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는 이달 말에서 내달 초쯤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SE는 프리미엄 모델인 '아이폰6S' 대비 250달러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