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분기 세계 PC 업체 출하량 추정치(단위: 천 대). /가트너(Gartner Inc.)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올해 1분기 전 세계 PC 완제품 출하량이 9.6% 감소한 6480만대에 그치며 6분기 연속 하락했다. 세계 PC 출하량이 6500만대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12일 세계적 IT 자문기관 가트너의 미카코 키타가와 책임 연구원은 "미국 달러화 대비 각국 통화 가치의 절하가 PC 출하량 감소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가트너의 초기 조사결과에서도 2015년 4분기 연말 성수기 이후 재고 누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 32.4%가 감소하며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는데 이는 경기침체와 정치적 불안이심각한 브라질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키타가와 책임 연구원은 "미국 PC 출하량의 지속적인 감소는 설치 기반이 축소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선진국 전반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폰이 우선 사용되며 PC 교체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가트너는 기업 시장에서 윈도 10 교체수요가 올해 말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 세계 PC 출하량 1위는 레노버가 차지했다. 북미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출하량이 줄어 총 7.2% 감소했지만, 북미 시장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한 출하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HP 엔터프라이즈와 HP로 분할한 HP는 저수익 시장에서 탈피하고자 하이엔드 시장에 집중한 결과 출하량 감소를 면치 못했다.
델의 PC 출하량은 업계 평균보다 양호한 0.4% 감소에 그쳤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전 지역에서 출하량이 감소했지만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 증가한 것이 주요했다. 델은 미국에서 출하량 기준 3.1% 성장하며 HP(-17.3%)를 누르고 미국 PC시장 1위로 올라섰다. 1분기 미국 PC 출하량은 지난 3년 가운데 가장 적은 1310만대를 기록했다.
키타가와 책임 연구원은 "소비자용 시장에 주력했던 벤더들은 출하량 기준 판매를 끌어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2016년 1분기 동안 미국 소비자들의 PC 구매를 견인할 수 있는 그 어떤 특별한 동기 부여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투인원(2-in-1) PC의 판매는 증가했지만 데스크톱과 기존 노트북의 판매 감소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 태평양 PC 시장 출하량은 2016년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한 2330만대를 기록했다. 가트너는 중국의 불안한 경제 상황과 세계수요 약세로 인해 소비 심리 위축, 높은 PC 보급률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PC가 고장 난 이후 새 제품을 구매하는 성향으로 PC 교체 주기도 늘어났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