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 비율이 지난해 말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보험사들의 신용 위험도가 높아지면서 요구자본 규모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RBC 비율은 보험사가 손실을 보더라도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을 보유토록 하는 제도다. 예상 손실 금액 대비 보전 가능한 자금 규모로 산출하며 현행 보험업법에서는 보험사가 이를 100% 이상 유지해야 한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RBC 비율은 267.1%로, 3개월 새 17.7%포인트 하락했다.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모두 각각 278.3%, 244.4%의 RBC 비율을 나타내며 같은 기간 18.8%포인트, 15.4%포인트씩 떨어졌다. 일년 전과 비교해서는 전체 보험사 RBC 비율이 292.3%에서 261.1%로 25.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14년 9월 말 보험사 RBC 비율은 305.7%를 기록한 후 줄곧 하향 추세다.
금감원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기준 강화로 신용 위험 측정 기준이 높아지면서 보험사가 비축해야 하는 자본 규모가 커졌다"며 "다만 최근 보험업계가 1조원 넘는 주주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의 진행에 따라 여유 자본이 감소했다"고 RBC 비율의 하락 원인을 분석했다.
실제 보험사들의 지난해 말 기준 가용 자본은 105조3138억원으로 3개월 사이 6989억원 감소했다. 보험사에 필요한 요구 자본은 2조2055억원 늘어난 39조4245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신용위험 신뢰 수준 강화로 9.9%포인트 비율 하락 효과가 발생했다"며 "건전성이 우려되는 보험사는 자본 확충과 위기 상황 분석 강화 등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