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적지에서 '1석'이라는 생환의 신호탄을 쏜 후보들의 윤곽이 조금씩 비치고 있다.
13일 저녁 7시 현재 한국방송협회와 방송 3사(KBS·MBC·SBS)로 구성된 방송사 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가 이날 전국 2500개 이상 투표소에서 출구조사를 벌인 결과 대구 수성갑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62%의 득표율을 얻으며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예상 득표율 38%)를 누르고 당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또 경남 김해갑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후보가 55.2%로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수성갑은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곳이다. 지난 17~19대 총선에선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이한구 의원이 승리하며 대구 내 대표적인 '여권 지역구'로 분류되어 왔다. 김부겸 후보는 19대 총선과 지난 2014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더민주당 김무겸 후보의 승리가 예측된다"며 "이번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벌인 공천 파동 여파로 지역구 내 '새누리당 심판론'이 불거졌고, 김무겸 후보도 선전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경남 김해갑 역시 재선에 도전하는 민홍철 의원이 여권의 텃밭인 PK(부산·경남) 지역에서 야당 깃발을 하나 더 추가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지역이다.
새누리당의 호남 유일 현역 지역구 의원인 전남 순천의 이정현 후보도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관측된다. 같은 시각 이 후보는 44.1%의 득표율을 보이며 더불어민주당 노관규 후보(39.5%)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북 전주을에 출마한 정운천 새누리당 후보는 38.5%의 득표율로 더불어민주당의 최형재 후보(36.2%)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4년 7·30 재보선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전남 순천곡성을 호남 유일의 여당 지역구로 만든 이정현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가 쪼개지는 '불운'을 겪었다. 지역구가 쪼개지면서 이 후보는 고향인 곡성 대신 순천을 택했다.
'호남 정서'의 주요 거점인 전북 전주에 출마한 정운천 후보는 '제2의 이정현'을 꿈꾸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19대 총선과 전북도지사 선거에 나선 정운천 후보는 여러 차례 '패배의 쓴 맛'을 본 바 있다"며 "다만 19대 총선에서 '의미있는 득표율(35.79%)'을 기록한 정 후보에게 새누리당 지도부도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