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치러진 20대 총선의 결과로 차기 대권구도에 많은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14일 새누리당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을 사퇴했다. 당내 공천파동은 친박계가 주도했지만, 책임은 김 대표가 지게 됐다.
김 대표 외에도 차기 대권주자로 주목받던 오세훈, 김문수 후보도 타격을 받았다. 오세훈 후보는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당의 지원을 고사하고 유세에 나섰지만 더민주 정세균 당선자에게 패배했다. 서울시장 재임 시절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이어 두 번이나 서울시민들의 외면을 받은 셈이다.
수도권 험지에 출마해달라는 당의 부탁을 거절하고 여당 심장부인 대구 수성갑에 도전한 김문수 후보도 당내 입지에 금이 갔다. 김 후보는 더민주 김부겸 당선자에게 고배를 마시며 대구를 야권에 내줬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인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도 호남의 외면을 받으며 체면을 구겼다. 문 전 대표는 지난 8일 광주를 방문해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정계 은퇴를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호남은 총선에서 더민주가 아닌 국민의당을 선택했다. 문 전 대표는 정계 은퇴 여부를 묻는 기자들에게 "호남 민심이 저를 버린 것인지 더 겸허하게 노력하면서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차기 대권 주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다. 안 대표는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 "적으면 20석 많으면 40석"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국민의당은 안 대표의 뚝심으로 더민주의 야권연대 요구를 거부한 결과 38석을 확보하며 제 3의 세력으로 입지를 굳혔다.
정계를 은퇴한 손학규 전 상임고문도 주목할 만하다. 손 전 고문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을 가리지 않고 측근들의 선거전을 지원했고 그 결과 더민주 양승조·우원식·이찬열·김민기, 국민의당 김성식 후보 등 손학규계 의원들이 줄줄이 당선됐다. 손 전 고문에 대해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과거에 대권주자가 되려 했던 분"이라며 "잠재적 대권주자"라고 힘을 실었다.
여권 잠룡으로는 새누리당을 탈당한 유승민 의원이 돋보인다. 지난해 원내대표에서 사퇴한 후 이번 새누리당 공천파동의 중심에서 주목을 받았다. 함께 탈당한 권은희·류성걸·조해진 등이 낙선해 고립무원의 처지가 됐지만, 여권 차기 대권주자들이 모두 상처를 입는 와중에 홀로 살아남았다. 1석이 아쉬운 새누리당으로 복당할 경우 여권 세력 규합은 시간문제일 것이란 전망이다.
/총선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