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영씨(27·여)는 KT에서 '갤럭시S6' 공시 지원금을 올렸다는 소식을 듣고 15일 휴대전화 매장을 찾았다. 소식이 나온 지 일주일밖에 안 지났지만 매장에서는 공시 지원금이 그새 다시 내려갔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매장에서 말한 공시지원금은 20만원. 반면, 지난 10일 갤럭시S6를 구매한 이씨의 지인은 24만원의 공시지원금을 받았다. 이 사실을 알고 이씨는 '손해 본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씨는 "며칠 간격으로 지원금이 몇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니, 늦게 소식을 접한 소비자는 '호갱'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사들이 아이폰6와 갤럭시S6 등 구형 스마트폰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축소하고 있다. 프리미엄폰인 '갤럭시S7', 'G5' 출시에 이어 이통사들의 구형 스마트폰 공시 지원금 인상으로 시장이 과열되자 당국에서 시장 안정화를 요구한 데 따른 조치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2주일 만에 공시 지원금이 축소돼 '반짝 세일'로 그치자 뒤늦게 구형폰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공정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15일 '갤럭시S6'의 공시지원금을 낮췄다. 월 6만원대 요금제인 'LTE데이터선택599'를 선택할 때 24만원이던 공시지원금이 20만원으로 낮아지기도 했다. 앞서 12일에는 아이폰6의 공시지원금이 최고 6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줄었다.
KT는 가입자 이탈 현상이 지속되자 지난 5일 아이폰6의 지원금을 최고 34만원에서 60만원으로 대폭 인상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불과 일주일 만에 지원금을 재조정했다.
이에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을 합쳐 최저 14만4000원에 개통할 수 있었던 아이폰6는 현재 최저가가 25만9000원으로 올랐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역시 공시지원금을 하향 조정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4일 갤럭시S6와 중가폰인 갤럭시J5, 갤럭시A8의 공시지원금을 줄였다. 갤럭시S6의 경우 월 6만원대 'band 59 요금제'에서 지원금이 27만1000원이었으나 21만6000원으로 조정됐다. SK텔레콤은 지난 6일 해당 모델의 지원금을 21만6000원에서 27만1000원으로 올렸는데 일주일 만에 원상복귀한 셈이다.
갤럭시J5의 경우 지원금이 19만8000원으로 책정돼 1만5000원 축소됐고 갤럭시A8은 28만7000원에서 19만6000원으로 9만원 가량 하향 조정됐다.
LG유플러스 역시 갤럭시S6 공시지원금을 'New 음성무한 59.9 요금제' 기준 28만6000원에서 18만8000원으로 변경했다. V10에 대한 지원금 또한 축소했다.
이통사들이 인상했던 공시지원금 재조정에 나선 이유는 시장 과열 안정이 우선이라는 정부의 요구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아이폰6 지원금 인상된 이후인 지난 7~9일에 이통3사의 하루 번호이동 건수는 2만 건을 넘었다.
또한 일각에서는 구형폰에 대한 재고처리가 어느 정도 진행돼 이통사들 입장에서는 공시지원금을 하향 조정해도 손해볼 것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이날 아이폰6를 구매하기 위해 서울 을지로입구의 한 KT 대리점을 찾은 소비자는 해당 제품의 재고가 없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는 "공시지원금이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여러 대리점을 찾았는데 일주일도 안 돼 이미 품절된 상태였다"며 "며칠 사이 지원금을 내렸다고 하니 억울한 마음에 사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시장 과열 조짐이 나타나자 정부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취지를 살리라고 요구했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 공시지원금을 낮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