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김승호 기자]이병철·정주영 회장을 잇는 3세대 기업가를 키우기 위해 정부가 글로벌 스타기업 육성에 '올인'키로 했다.
창업 정책도 내수 중심에서 해외시장 개척형으로, 공급자 중심에서 시장 밀착형으로, 아이디어 위주에서 고부가 기술중심으로 바뀐다.
중소기업청은 18일 기술창업 기업이 글로벌 벤처로 도약·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창업기업 육성정책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이같은 정책 변화를 통해 1960~80년대의 이병철·정주영 회장으로 대표되는 1세대 기업가, 그리고 2000년대 초반의 2세대 기업가 변대규(휴맥스)·황철주(주성엔지니어링) 회장 등에 이은 3세대 글로벌 기업가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우선 창업 저변 확대를 위한 기존의 '씨뿌리기' 방식에서 벗어나 창업 이후의 도약, 성장 단계를 집중 보강해 '하이테크 창업' 중심으로 전환을 꾀하기로 했다.
창업초기부터 해외 시장을 노리는 기업에겐 지원을 더 해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술인력 창업투자 펀드를 만들고 대학 기술창업 엑셀러레이터를 설치하는 한편, 신산업 분야 창업을 위해 '특화형 창업지원사업(TIPS·팁스)'도 도입한다. 자유 과제를 수행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바이오산업 등 신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하는 전략적 공모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해외 창업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현지 엑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탈(VC)을 활용한 창업 지원을 지난해 33억원 규모에서 올해 100억원 규모로 늘린다.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한국기업 전용입주공간이 마련된다. 미국 기업 등 투자자를 대상으로 국내 우수 창업기업의 투자 설명회도 열기로 했다.
창업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사다리도 탄탄하게 만들 방침이다.
창업 3년 이내 초기 기업에 집중된 창업 예산을 창업 3∼7년의 '도약기 기업'으로 분산할 계획이다. 올해 창업 지원 예산의 72%가 집중된 초기 기업 지원 비중을 내년에는 53% 수준으로 줄이고, 도약기 기업 지원은 16%에서 35%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성장사다리 강화를 위해서는 인수·합병(M&A) 시장의 활성화도 중요하다고 보고 M&A펀드 규모를 지난해 1500억원에서 올해 2000억원으로 늘린다.
주영섭 중기청장은 "기업공개(IPO)도 좋은 방향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소요기간이 길고 아직 IPO 활성화가 안 돼있다"며 "기술과 인력을 빼가는 것이 아니라 혁신 기업을 M&A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더벤처스 사태로 도마 위에 오른 팁스(TIPS)의 경우 검찰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운용사 지분취득 한도 하향조정 등 다양한 보완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주 청장은 "운용사가 매칭 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권위를 남용할 수 없게끔 하는 방안이나 운용사의 지분율 한도를 낮추는 방안도 앞으로 고민해야 하는 방향 중에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