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 주력 제품인 합성고무를 생산하는 전남 여수시 고무 제2공장 전경. /금호석유화학
[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지난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계열분리에 성공한 금호석유화학그룹이 신사업 육성에 힘쓰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합성수지, 페놀유도체 등 기타 화학제품을 주력 사업으로 보유한 화학전문그룹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금호석화가 금호아시아나와 계열분리됨에 따라 최근 금호석화를 주채무계열로 편입시켰다. 올해 주채무계열 대상은 지난해 말 기준 신용공여액이 1조3581억원 이상인 기업이다. 금융기관에서 돈을 많이 빌리면 주채무계열에 포함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그룹사들은 주채무계열 상태에 있다.
주채무계열 그룹은 주채권은행에게 재무구조를 평가받고 재무구조가 취약하면 증자, 자산처분 등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벌여야 한다. 금호석화의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이다.
◆합성고무 시황 악화일로… 기술 차별화로 극복
금호석화의 전통 주력사업이자 자동차 타이어 주 재료인 합성고무는 2011년부터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다. 최대 수입국인 중국이 합성고무 자급률을 높였고 합성고무의 대체제인 천연고무 가격도 낮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천연고무는 2011년 톤당 6000달러 수준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톤당 1400달러 수준으로 급락한 상태다. 지속된 공급과잉과 가격경쟁력 상실로 중국 합성고무 설비 가동률도 50%대로 떨어졌다.
범용 합성고무 생산량 세계 1위인 금호석화가 받은 타격은 큰 편이다. 금호석화 합성고무 매출액은 2011년 3조5359억원에서 2015년 1조5535억원으로 급감했다. 글로벌 타이어 재고도 많아 당분간 시황 개선은 어려운 상황이다.
금호석화는 뛰어난 물성과 점탄성으로 친환경·고성능 타이어로 쓰이는 솔루션 스타이렌 부타디엔 고무(SSBR) 개발로 기술 차별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올해 중국에서 친환경·고성능 타이어 인증 제도인 타이어 라벨링 제도가 도입되는 만큼 접지력, 연비 등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타이어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 울산수지공장에서 직원들이 적재된 합성수지 제품을 확인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합성수지 사업은 안정적 수익 개선 기대
합성수지(PS, ABS)와 페놀유도체 등은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신한금융투자 이응주 연구원은 "합성수지는 2014년부터 4~5% 전후의 안정적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국내 건설경기 회복으로 건축용 단일재(EPS)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톤당 1000달러까지 떨어졌던 폴리스티렌(PS)은 톤당 1286달러, 1100달러까지 떨어졌던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타이렌을 합성한 ABS 수지는 톤당 1384달러까지 회복한 상태다. 각각 단열재와 플라스틱에 사용돼 건설경기가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페놀유도체의 가격도 회복세에 있다. 지난해 11월 톤당 875달러까지 하락한 페놀유도체(BPA) 가격은 톤당 1095달러까지 올랐다. 이응주 연구원은 "올해 BPA 스프레드(마진)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호석화 미래 책임질 탄소나노튜브 'K-나노스'
탄소나노튜브도 주목할 부분이다. 탄소나노튜브는 철의 100배에 이르는 인장강도와 구리보다 1000배 높은 전기전도성을 가지고 있는 미래 소재다.
금호석화는 합성수지, 합성고무와 혼합해 사용하는 정밀화학제품인 탄소나노튜브 상용화 기술을 자체 개발했다. 탄소나노튜브 상용화 기술은 금호석화 외에 미국과 일본 소수 기업만 보유하고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아직 대중적으로 사용되지 않아 시장이 작지만, 뛰어난 강도와 전도성을 가져 향후 시장 성장이 기대된다. 시장조사기관 ID테크Ex는 2020년까지 탄소나노튜브 세계 시장규모가 80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탄소나노튜브를 첨가한 17종의 복합소재를 만든 금호석화는 'K-나노스'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세계시장 선점에 나섰다. 금호석화는 올해 일본 도쿄 빅사이트홀에서 열린 '나노테크 2016'에 참가해 탄소나노튜브 복합소재를 선보였다. 이를 원료로 제작한 타이어, 코팅시트, 하우징 등 14종의 완성 제품도 함께 전시해 공격적 마케팅을 시작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일본, 중국, 동남아, 유럽, 북미가 주요 시장"이라며 "전기전자, 반도체, 자동차 관련 신규 복합소재 개발과 품질승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