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의 제조사인 '옥시 레킷벤키저' 임원이 19일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옥시를 시작으로 롯데마트, 홈플러스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대형마트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인 살균기 가습제로 인한 피해가 재차 불거지며 대형마트의 PB상품 품질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너무 많은 PB상품 품질관리 허덕
대형마트의 PB 상품은 제조업체 브랜드(NB)보다 20~30% 저렴하다. 브랜드 로열티, 중간 마진 등이 제거되서다. 품질도 NB상품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롯데마트 PB상품은 지난해 말 기준 1만902개를 넘어섰다. 홈플러스도 1만3000여개의 PB상품을 판매 중이다.
대형마트 PB상품은 자체 제조가 아니다. 대부분 제조업체와 협업을 통해 이뤄진다. 이 단계에서 제조업체는 대형마트에 상품의 품질·안정성에 대한 연구결과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대형마트 품질관리팀은 이를 바탕으로 제품의 품질을 파악한다. 외부 연구에 의뢰하거나 현장 방문을 통해 품질 분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PB상품이 출시되면서 품질 관리를 제조업체에게 의존하고 있는 경향도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19일 "과거에는 외부기관에 의뢰했지만 현재는 롯데안전센터를 설립해 식품·비식품 모두 직접 관리한다"며 "최근에는 PB상품의 종류도 다양해져 해외상품이나 소싱상품은 롯데안전센터가 1차적으로 관리하고 2차적으로는 외부 기관에 맞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가 PB 가습기 살균제인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기간인 2006~2011년에는 외부 업체가 품질관리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2001년부터 TM(Technical Manager)을 운영해 모든 PB제품은 상품품질관리센터의 승인을 받게 하고 있다"며 "다만 홈플러스 가습기 청정제를 시판한 2004년에는 국내에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안전 개념자체가 없었다. 당시에는 품질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그 후에 가습기 살균제의 문제가 드러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영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생활화학용품에 유해성분이 다량 포함됐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한 2014년 10월, 대형마트의 플라스틱 생활용품과 생활화학용품 50여개에서 납, 카드뮴 등의 환경호르몬과 알레르기 유발 향 성분이 검출됐었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과거에는 업체 간 경쟁으로 거의 PB상품을 매일 찍어냈다. 품질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질 환경이 아니었다"며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무리한 PB상품 남발의 결과다. 다만 최근에는 조직도 안정되고 더 이상은 경쟁으로 인해 몸을 부풀릴 때도 아니기 때문에 고객 신뢰를 위해 품질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VS 제조업체 책임 공방
PB상품으로 인한 피해 보상 법 조항도 없어 문제 발생 시 책임을 명확하게 하기도 어렵다. 잘못된 상품에 대한 책임을 제조업체에게 돌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래서 롯데마트가 PB제품은 가습기 살균제에 대한 피해보상을 마트가 전부 책임지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다. 홈플러스도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한 보상에 나서겠다고 뒤늦게 밝혔다.
법조계는 NB상품과 달리 대형마트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만큼 PB상품에 대해서는 대형마트의 책임이 크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제조업체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1차적으로는 롯데마트와 같이 대형마트가 책임을 지겠지만 2차적으로 롯데마트가 제조업체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신세계 이마트나 롯데마트의 경우는 그룹 자체의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책임을 피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제조업체에게도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