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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최경수 이사장 "지주회사 전환위해'십고초려(十顧草廬)'의 각오로..."







삼국지에서 수많은 영웅호걸 중 유비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조조, 손권과 함께 천하를 삼분한 주인공이다. 하지만 다른 주인공들과는 다른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었다. 제갈량을 얻기 위해 보여준 겸손의 리더십이 그중 하나일 것이다. 당시 제갈량은 27세로 유비(47세)보다 스무 살이나 어렸다. 하지만 유비는 그를 세 번이나 찾아가 머리를 숙였다. 세번째 길에 그는 낮잠을 자는 제갈량을 몇 시간이나 밖에서 서서 기다렸다. 제갈량도 이에 감복해 유비의 마음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유비는 인재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을 낮추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자본시장의 메카 서울 여의도에 유비 못지않은 사람이 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KRX) 이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거래소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와 서울 사옥, 부산 본사를 숱하게 오가며 여·야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최경수 이사장의 특명 "끝까지 최선을 다해라"

최경수 이사장은 20일 기자와 만나 "한국거래소의 지주사 전환은 한국 자본시장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다"면서 "'십고초려(十顧草廬)'의 각오로 의원들을 설득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등을 찾아 여·야 의원들에게 간곡한 부탁과 함께 머리를 굽힐 예정이다.

4·13 총선 다음 날에도 가장 먼저 한 일이 국회를 찾는 일이었다.

최 이사장은 '자본시장법 개정안' 생각에 잠 못이루는 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최 이사장은 "선진 거래소들은 굉장히 적극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기업공개(IPO)까지 다 이뤘다"며 "우리는 그동안 공공기관으로 묶여 있으면서 국제화가 뒤처진 편이었고,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도 시장 관리·운영에만 치우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상하이거래소에 업무협약을 하러 다녀왔는데 이미 런던·모스크바거래소와 오래전부터 접촉해 왔더라"며 "이런 속도를 따라가려면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스트럭처인 거래소 구조 개편이 시급하다"고 했다.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절박한 심정이 묻어난다. 최 이사장이 이렇게 절박한 심정을 내비친데는 거래소가 이대로 가다간 변방의 구멍가게로 전락 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글로벌 거래소는 일찍부터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고, IPO도 마쳤다. 도이체뵈르제(1993년)와 싱가포르거래소(1996년)를 시작으로 런던증권거래소(LSE), 뉴욕증권거래소(NYSE), 홍콩거래소(HKEx), 호주거래소(ASX), 일본거래소가 2000~2007년 지주회사 형태로 조직을 개편했다.

이들 대다수가 2000년대 초까지 IPO를 했다. 2013년엔 일본거래소가 IPO를 마쳤다.

IPO로 자금력이 뒷받침되자 합종연횡도 이어지고 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한국거래소도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해외 거래소 M&A ▲상장 컨설팅업체 설립 ▲코스콤 산하 정보기술(IT) 회사 설립 등의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 운용할 수 있는 내부 현금이 2000억원에 불과해 강건너 불구경 하듯 남의 잔치를 바라보는 실정이다. 지주회사 전환작업이 국회에서 발목이 잡혀서이다.

ICE, LSE, CME 등 글로벌 거래소들은 금융IT 정보회사로 사업구조도 바꿔나가고 있다.

그는 직원들에게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특명을 내렸다"고 한다.

◆KRX 지주사가 곧 자본시장의 생존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동맥' 역할을 하는 자본시장이 성장 한계에 봉착하면서 거래소의 지배구조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인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IPO 등을 통해 시장 전체의 경쟁력과 역동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올해 국가경쟁력 보고서에서 한국의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은 47위, 자본시장 규제 안정성은 78위로 아시아 주요국 중 가장 낮게 평가했다.

금융투자업계도 국내 자본시장이 재도약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 싸움에 한국 자본시장이 골병이 들고 있다"면서 "내년 총선 등 정치 일정을 고려하면 올해 안에 법안이 통과하지 못할 경우 현 정부 임기 내 처리가 사실상 불투명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리 자본시장이 동북아의 변방으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인 거래소의 구조개편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연구원은 "저금리 저성장 고령화 시대에 모헙자본 활성화와 노후소득 증대라는 자본시장의 소명을 달성하기 위해 거래소가 자본시장의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지주회사 체계로 신속히 전환, IT정보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총선이 끝나고 19대 국회는 마지막 임시국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자본시장, 더 나아가 한국경제의 미래를 걱정하는 국회의원들의 용기있는 선택을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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