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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시황

엔강세, 와타타베 부인 떠나나

올해 2분기는 4월 수치 평균자료=블룸버그, 한국투자증



세계경제의 시선이 '와타나베 부인'의 발 길로 향하고 있다. 지난 1월 일본은행(BOJ)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지만 엔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시장에선 엔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엔화가치(일본의 주요 교역국 통화에 대한 엔화의 평균가치)가 오르면 한국 등 일본과 경쟁하는 국가들의 수출경쟁력은 좋아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 동안 일본의 저금리와 엔화 약세를 배경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급격히 늘었던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 국면으로 돌아서면서 그 충격이 적지 않게 나타날 수도 있다.

지난 2000년대 중반엔 와타나베 부인(엔 캐리),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스미스 부인(달러 캐리)의 한국 증시 사랑이 각별했다. 여기에 '왕씨 부인'으로 불리는 차이나 머니(중국계 자금) 등 바깥 나라 '부인'들이 우리 증시를 기웃거리다 보니 이런 말이 나온 것이다.

◆고개드는 캐리트레이드 청산

2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화의 달러대비 절상률이 연초대비 10%에 달한다.

BOJ 금융정책위원회가 열린 지난 1월 29일 121.1엔까지 치솟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107.9엔으로 연저점을 기록했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한 지 석 달째에 접어 들었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엔화 강세는 일본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일본증권딜러협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2월에만 일본 국채를 18조3000억엔 가량 순매입했다. 이는 전달보다 16% 늘어난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단기물 국채에 대한 투자 비중은 25%를 넘어섰으며, 중기물 국채에 대한 비중은 15%에 달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유입으로 엔화 강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또 해외에 나가 있는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한 돈)이 청산되고 있는 것도 엔화 강세의 원인이다. 주로 미국과 유럽 등 고금리 국가에 투자됐던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최근 이들 국가의 금융불안과 금리인하에 따라 다시 일본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때문에 외환시장에선 달러나 유로를 팔고 엔화를 사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일본의 2월 경상수지도 전월대비 4배 이상 급증했다. 3월 무역수지(20일 기준)가 5103억엔 흑자로 예상되는 점도 엔 강세 요인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도 부담요인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극단적인 전문가들은 '1달러=100엔'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도 하고 있다.

엔 캐리 청산 가능성이 점증하면서 우려도 커졌다. 98년 러시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이 재연할 수 있어서이다. 당시 엔이 사흘 새 18%나 오르면서 헤지펀드들은 공황 상태에서 엔 캐리 자금 청산에 나섰다. 이 와중에 세계적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는 파산했다. 지난해 중반, 신흥시장 증시는 일본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엔 캐리 자금이 이탈하자 급락했다.

◆엔 강세, 수출-증시에 모두 도움

'엔고'는 한국 경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 해외에서 일본 제품과 경합하는 품목들이 많아 한국 기업은 수출이 늘어나는 등 반사효과를 크게 볼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수출 경합도는 58.8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업계는 원·엔 환율이 10% 오르면 연간 수출액은 4.6%, 영업이익은 3.7%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자동차 5사(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GM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의 수출이 42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나빠보이지 않는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엔화가 급격한 강세를 나타냈던 올해 2월부터 현재까지 한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누적 규모는 약 37억6000만달러였다. 이 기간 일본시장에서 외국인은 321억2000만달러의 주식을 팔았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순매수한 이유는 엔고에 의한 수출경쟁력 강화에 있다"면서 "현재 원·엔 환율은 해외시장에서 산업구조가 유사한 일본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한국에게 매우 긍정적인 상황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꼭 반길 일 만은 아니다.

일본에서 부품·소재 기계류 등을 수입해야 하는 기업들은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 또 저금리를 노려 엔화로 대출을 받은 기업이나 개인들은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전염 효과도 걱정이다. 미국 유럽 등 전세계 채권과 주식 가격이 폭락하면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된다. 또 일본이 선진국에서 해외 투자 자금을 회수하면 '금융규제 이슈→미국·유럽 금융기관의 위험자산 축소→미국계 매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의 한 애널리스트는 "국내 부동산과 자본시장에서의 자금이탈을 확대시키고 부동산 등의 자산가격 하락을 유도, 소비자의 가처분소득을 약화시키고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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