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올 1·4분기(1∼3월)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의 변동성이 지난 2011년 4·4분기 이후 가장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4분기 중 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하루 중 원·달러 환율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를 나타내는 일중 변동폭은 1·4분기 평균 8.2원(0.68%)으로 전(前) 분기 6.3원(0.53%) 대비 크게 확대됐다. 유럽 재정위기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지난 2011년 4·4분기의 9.3원(0.81%) 이후 4년 3개월만에 가장 큰 폭이다.

환율의 하루간 변동성을 나타내는 전날 대비 변동폭도 6.5원(0.54%)을 기록하며 역시 지난 2011년 4·4분기의 7.4원(0.64%)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 불안과 국제유가 급락,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영향이다.

송대근 한은 외환시장팀 차장은 "올 초에는 중국 불안과 유가 급락 등으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컸으나 지난 2월 중순 이후 유가가 올라가고 중국이 안정을 보인데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급변했다"고 진단했다.

1·4분기 말 원·달러 환율은 1143.5원으로 전 분기 말 1172.5원 대비 29.0원 하락(2.5% 절상)했다. 분기 중 평균 환율은 1200.59원으로 43.8원 상승(3.6% 절하)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월 중 중국 금융불안, 국제유가 급락 등에 따른 위험회피심리 강화 등으로 1214.0원까지 상승했다가 유가 반등, BOJ의 마이너스 금리의 도입 등으로 지난 1월 말 1199.1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2월에는 외국인 채권자금 유출과 역외의 달러화 매수 등으로 같은달 25일 1238.8원까지 오르며 분기 최고점을 찍었으나, 3월 들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글로벌 주가 상승에 따른 위험선호가 개선된 데다 연준이 지난 3월 미국 FOMC 정례회의에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자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이 같은달 31일 분기 최저점인 1143.5원까지 떨어졌다.

1·4분기 말 100엔당 원·엔 환율은 1018.5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44.4원 상승(4.4% 절하)했다. 분기 중 평균 환율은 1042.4원으로, 전 분기 대비 89.6원이나 상승(8.6% 절하)했다.

같은 기간 원·위안 환율은 176.63원으로 1.22원 상승(0.7% 절하)했다. 분기 중 평균 환율은 183.13원으로 3.09원 상승(1.7% 절하)했다.

은행간 시장의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247억2000만달러로 전 분기 226억4000만달러 대비 9.2%가량 늘었다. 상품 종류별로는 현물환(118억7000만달러), 외환스왑(105억달러), 기타파생상품(19억9000만달러, 통화스왑 및 옵션 등), 선물환(3억6000만달러) 등 순이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한 지난 1월과 2월에는 기업들이 선물환 매도를 늘리고, 환율이 하락한 3월에는 선물환 매입을 확대한 영향이다.

비거주자의 NDF거래(국내 외국환은행과의 매매 기준)규모는 전 분기 55억7000만달러 순매도에서 148억6000만달러 순매입으로 전환했다. 일평균 거래 규모(매입 및 매도 합계)는 97억3000만달러로 전 분기(74억1000만달러) 대비 31.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