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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번 쉬는 통인시장의 지혜



[메트로신문 김승호 기자]'매월 세째주 일요일은 쉰다.'

메트로신문사 인근에 있는 서울 통인시장 이야기다. 일반인에게는 엽전과 도시락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 시장은 상인들이 매달 한 차례 공식적으로 가게 문을 닫고 쉰다. 그것도 장사가 잘 되는 일요일에 휴무를 한다. 소상공인들은 하루 쉬면 하루 매상이 날라가는 걱정에 좀처럼 쉬질 못한다.

통인시장 역시 4~5년 전만해도 서울의 여느 재래시장과 같이 365일 문을 열었다. 그러다 남 들 쉬는 일요일에 한 달에 한번이라도 쉬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서다. 그것도 상인들이 손수 이룬 성과다. 현재 통인시장에는 78개 점포가 있다. 어느날 상인회가 일을 저질렀다. 비영리단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을기업을 만든 것이다. 그 이름이 통인커뮤니티(주)다. 2011년 가을의 일이다.

그후 마을기업은 시장을 이용하려 하거나 실제 장 보러 오는 이들을 위해 콜센터, 배송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목공방 DIY도 열었다. 가장 주효했던 것은 500원짜리 엽전과 도시락이다. '엽전·도시락'은 상인들과 마을기업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 나온 결과물이다.

처음엔 엽전이 아닌 종이 쿠폰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찢어지고 재발행해야 하는 불편함이 따랐다. 고민하다 나온 것이 엽전이었다. 엽전이 공식적인 '시장화폐'가 된 것이다. 검은 도시락을 들고 시장을 돌아다니며 먹거리를 사고, 이때 엽전으로 계산하는 것은 이젠 통인시장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시장을 찾는 내국인들도, 또 최근 부쩍 늘어난 외국인들도 엽전을 쓰고 도시락을 먹는 재미에 푹 빠진 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통인시장은 평일엔 500~600명, 주말에는 1500~2000명 가량이 이용하는 거대한 장터가 됐다. 사람이 몰리고, 장사가 잘 되면서 상인들은 비록 하루 뿐이지만 '휴일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경쟁력은 결국 누가 도와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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