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김승호 기자]국내 제지업계 1위인 한솔제지에 대한 증권사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제지업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서 한솔제지가 특수지 등 그동안 공을 들인 사업에서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일단 시장을 예측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업계 맏형격인 한솔제지의 행보에 따라 무림페이퍼 등 경쟁사들의 귀추도 볼거리다.
21일 HMC투자증권은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한솔제지가 올해 영업실적에서 본격적으로 확장 국면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제품가격에서 원재료가격을 뺀 지종별 스프레드, 즉 원가 절감이 지속되는데다 인쇄·산업용지 영업이익률 호전, 특수지(감열지) 부문 수익성 개선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국제유가 하락도 긍정적이다. 제지회사 대부분은 종이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벙커C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유가에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또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으로 수출 부문에서도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솔측은 올해 평균 원·달러를 1180원으로 설정했다. 만약 해당 환율을 적용했을 때 매출액이 1조4012억원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런데 환율이 40원이 올라(원화가치 하락) 달러당 평균 1220원이라면 매출은 환율 효과로 1조4658억원까지 증가한다. 반면 40원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해 달러당 1140원을 기록할 경우 매출은 1조3712억원까지 떨어진다. 달러당 80원의 환율 변동만으로 매출이 ±946억원이나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다. 전체 매출 중 수출 비중이 55% 전후가 되는 한솔제지의 경우 환율 민감도가 클 수 밖에 없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75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한숨을 돌렸다. HMC투자증권이 추정한 올해 영업이익은 1160억원으로 네자리수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1조3500억원 수준이었던 매출도 올해 1조4419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HMC투자증권 박종렬 연구원은 "감열지를 비롯한 특수지 시장은 일부 유럽업체의 가격 교란이 해소되면서 올해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고, 환율효과는 하반기에 약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원가 하락, 에너지 비용 절감 등 구조적인 이유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한솔제지의 성장을 특수지가 이끌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1조4193억원, 1088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대비 각각 5.2%, 44.7% 증가한 액수다.
특수지란 팬시지, 고급인쇄용지, 잉크젯용지, 유리간지 등을 이야기한다. 넓은 의미에선 영수증, ATM용지, 복권 등 감열지(특수 감열지)도 포함된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매출에서 특수지 부분이 전체 매출의 25.7%를 차지했다.
한솔 관계자는 "2013년부터 매년 한 곳씩 덴마크, 네덜란드 등의 감열지 가공·유통업체, 라벨 가공·유통 업체 등 총 3곳을 인수해 유럽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면서 "종이가격이 10년 가량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신규 시장 개척, 원가 절감, 환율 효과 등을 놓고 증권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