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4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0.4%에 그쳤다. 최근 3분기 만에 최저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정부의 소비 진작책 종료와 급격히 얼어 붙은 소비 심리 때문으로 분석된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GDP는 371조8450억원(계열조정계열 기준)으로 이전 분기 대비 0.4% 증가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의 영향으로 0.4%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지난해 2·4분기 이후 최저치다. 전년 동기 대비 올 1·4분기 경제성장률은 2.7%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올 1·4분기에 기록한 저조한 경제성장률에 대해 내수와 수출 부진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특히 민간소비의 경우 내구재와 준내구재 소비 감소의 영향으로 0.3% 감소했다. 지난해 2·4분기 0.1% 감소한 이후 3·4분기와 4·4분기에 각각 1.1%, 1.4% 증가했으나 올 1·4분기 들어 다시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행된 정부의 소비활성화 정책 효과가 줄고, 경제 불안감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지난해 4·4분기 -2.4%를 기록한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 증가로 올 1·4분기 5.9% 증가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 장비가 모두 줄면서 5.9% 감소했다.
수출은 석탄 및 석유제품,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1.7% 감소했고 수입은 기계류, 운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3.5% 줄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391조1243억원으로 2.8%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농림어업 생산이 이전 분기 대비 5.9% 증가했으며 건설업도 3.2% 성장했다. 제조업의 경우 기계 및 장비, 자동차 등은 줄어 0.2% 감소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전기업을 중심으로 0.8%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음식숙박업, 문화 및 기타 서비스업이 감소로 전환했으나 금융보험업, 부동산 및 임대업 등은 늘면서 0.5% 성장했다.
올 1·4분기 저조한 국내 경제성장률은 물론 앞으로의 경제 회복세도 낙관하기 어려워 당초 올해 정부가 목표로 한 3%대 경제성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9일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0.2%포인트 낮췄으며, LG경제연구원(2.4%)·현대경제연구원(2.5%)·한국금융연구원(2.6%) 등 국내의 주요 민간연구소도 최근 올해 경제 성장률을 2%대 중반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