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생명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알리안츠생명이 최근 중국 안방보험에 '35억원'이라는 헐값에 매각된 이후 예상된 수순이란 반응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25일부터 내달 4일까지 임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접수한다. 명예퇴직 대상자는 1981년 이전 출생, 2001년 이전 입사자 등 200여 명이다. 이는 현재 1130여명에 달하는 알리안츠생명 임직원의 20% 이상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 2014년 이후 2년 만의 대규모 구조조정이다.
25일 요스 라우어리어 알리안츠생명 한국법인 대표는 "당사 인력구조는 비슷한 규모의 타사와 비교할 때 월등히 높은 비용 구조와 낮은 효율성으로 경쟁력을 잃어 왔다"며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한 구조조정은 불가피하고, 해당 견해는 안방보험과 알리안츠그룹이 같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알리안츠생명)매각 조건으로 임직원 구조조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 2014년 당시 명예퇴직 위로금이 30개월 수준이었는데, 이번에는 최대 42개월치를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우어리어 대표는 안방보험 인수 당시 임직원 간담회를 갖고 향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일 참석한 23명의 알리안츠생명 지역단장들은 해당 구조조정안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지역단 관계자는 "회사가 매각될 상황에서 인력감축은 수긍할 수밖에 없지만, 이번 명예퇴직이 통상적 관례를 벗어나 임직원들을 상대로 한 '강퇴'식 일방통보라 반감이 큰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알리안츠생명은 또 지난 6일에는 안방보험과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한 이후 노조와 명예퇴직 관련 노사협의 요청을 두 차례 보내기도 했다.
이에 알리안츠생명 노조게시판에는 "이번 희망퇴직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며 사측의 구조조정안에 대해 비판글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동양생명 인수에 이어 올해 알리안츠생명까지 한국에서만 두 개의 보험사를 거느리게 된 안방보험으로선 양사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생각보다 시기가 빨랐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