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의 한류 마케팅 행사 '패밀리페스티발'에 참여한 2만여명의 외국인 관광객. /롯데면세점
[메트로신문 김성현기자] "MICE 관광객을 잡아라."
신규면세점의 본격 영업으로 서울 시내 면세점이 늘어나면서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박람회)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거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존 신규 면세점 외에 정부가 추가 면세점 허가를 시사하면서 앞으로 서울은 시내면세점들의 각축장이 될 공산이 커졌다.
MICE 관광객은 대규모 단체 관광의 형태로 방문을 유치하면 높은 매출이 보장된다. MICE 관광객들이 면세점 생존의 열쇠를 쥔 셈이다.
26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신규 시내면세점이 추가로 3~5곳으로 선정될 전망이다. 지난해 신규사업자로 선정된 5곳에 롯데면세점, 동화면세점 등을 더하면 서울에만 10개가 넘는 시내면세점이 생기게 된다.
◆MICE 유치 못하면 퇴출…위기감 고조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현재 운영에 들어간 신규 면세점 3곳의 매출은 기대 이하다. 10개 수준의 시내면세점이 서로 경쟁할 경우 시장에서 퇴출되는 기업이 생겨날 것이라는 우려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16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면세점 제도 개선 공청회'에서 권희석 에스엠면세점 대표의 "현재 파리만 날리고 있다"는 발언은 시내면세점 운영의 위기를 단적으로 드러낸 예다.
면세점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의 경우 전체 매출의 75%를 차지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 이상(55%)은 단체 관광객이다.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기 위해서는 단체 관광객 유치가 필수인 이유다.
실제 지난달 중국 아오란 그룹으로부터 5000여명의 MICE관광객을 유치한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은 품목별로 3~5배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을 찾은 아오란 그룹 임직원들. /HDC신라
◆단체 관광객 유치 전담 사무소 개설도
이처럼 MICE 관광객의 영향력이 커지나 시내 면세점들은 해외에 전담팀과 사무소를 운영하고 유치경쟁에 돌입했다. 롯데면세점은 중국 8곳(북경·심양·청도·천진·하얼빈·상해·광주·성도), 일본 3곳(동경·오사카·후쿠오카) 총 11개 해외사무소를 운영중이다. 이를 통해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약 175만명의 방한 외국인을 유치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방한 외국인의 약 13%에 달한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한류 마케팅 행사 '패밀리 페스티벌'을 통해 2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도 했다.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외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에 나선 것이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은 '정보력'을 앞세워 단체 관광객을 유치하며 신규면세점의 성공가능성을 보여줬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올해 초 아오란 그룹이 대규모 행사를 연다는 정보를 조기 입수했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한국관광공사는 현지에 직원을 급파해 당초 항저우로 계획을 세웠던 아오란 그룹 관광객 6000여명의 발길을 한국으로 돌렸다.
같은 기간 갤러리아면세점 역시 정보를 입수해 현지에 직원을 급파했다.
갤러리아면세점은 ▲만족스러운 수수료 ▲맞춤형 관광 일정 ▲면세점 주변 관광인프라 등을 들고 아오란 그룹 유치에 나섰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이 유치한 첫 대형 관광객의 효과는 뛰어났다. 면세점 전체 매출은 평일 대비 2배 증가했으며 브랜드별 매출 증가율도 최대 5배에 달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모두가 자신의 면세점이 최고라고 자부한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시설을 보고 찾아오는 경우는 드물다"며 "상당수가 여행사나 회사의 프로그램을 통해 면세점을 방문하는 만큼 기업체·여행사 직접 유치에 뛰어난 업체가 서울 시내면세점 서바이벌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