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금융개혁 추진위원회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개최됐다. 장범식 금융개혁 추진위원회 위원장의 주재로 진행된 이번 회의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진웅섭 금감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한 금융개혁 추진위원회 위원들이 참석했다. 임 위원장이 이날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금융위원회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올해 금융개혁의 핵심 키워드로 '자본시장'을 꼽았다.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제3차 금융개혁 추진위원회'에 참석한 임 위원장은 "은행 중심의 금융구조로는 저금리·고령화·저성장 국면을 타개하기 쉽지 않다"며 "혁신적 기술을 가진 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재산증식을 원하는 국민에게 다양한 금융투자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자본시장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자본시장 5대 개혁과제'를 발표했다. 자산운용사에 대한 성과보수를 확대하는 공모펀드 신뢰회복 방안과 BBB부터 A등급 회사채의 시장 회복 방안, 대형 투자은행(IB) 육성, 인수인의 자율성을 강화한 상장·공모제도 개편 등이 5대 개혁과제의 핵심이다. 임 위원장은 향후 2~3개월 내 해당 과제들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것임을 밝혔다.
임 위원장은 "정부는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혁신적인 금융상품을 디자인하는 한편 기업의 건전한 성장을 지원하고 기업이 필요한 금융을 제공하겠다"며 "금융투자회사 스스로 역량을 강화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투자은행'이나 '특화된 투자은행'으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또 금융개혁에 따른 규제 완화로 투자자 과보호 우려가 제기된 것과 관련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감독당국은 금전·기관 제재를 강화하고 금융회사 스스로도 내부통제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유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각 협회의 자율규제기능을 적극 활용, 금융투자상품의 불완전판매를 근절할 것을 당부했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 다음달 중 11개 법안을 입법예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어 기업구조조정 추진방향에 따른 회사채시장 침체에 대해서는 "중견기업은 회사채 유동화 보증 지원(P-CBO) 등을 통해 대응하는 한편 회사채시장 안정화 방안 등 다양한 시장 조치방안을 마련해 즉각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책은행이 구조조정 대상 기업 여신을 대부분 보유해 일반 금융회사는 크게 우려할 필요 없이 본연의 임무를 충실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장범직 금융개혁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우리 자본시장은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갈 길이 멀다"며 "우리나라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규모는 아시아 주요 투자은행에 비해서도 현저히 작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6조원 내외인 반면 일본 노무라증권 25조3000억원, 일본 다이와증권 13조2000억원, 중국 중신증권 17조9000억원 수준이다.
장 위원장은 "그나마 최근 증권사간 인수·합병을 통해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바람직한 변화"라며 "초대형 투자은행은 대규모 모험자본 공급과 기업금융에 집중하고 중소형 증권사는 위탁매매와 중소기업 대상 IB업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특화·전문화를 유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장범식 금융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 불합리한 자본시장 관행 개선 및 신뢰 확보 방안, 3대 보험 사기 예방 시스템 가동 계획, 여신 심사 가이드라인 비수도권 시행 방안 등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