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코오롱플라스틱과 바스프가 공동으로 설립한 합작사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이 경북 김천에서 POM공장 착공식을 가졌다.이날 장희구 코오롱플라스틱 대표, 정병윤 경상북도 경제부지사, 안병덕 코오롱 사장, 라이마르 얀 BASF 퍼포먼스 제품 총괄 사장, 이상진 산업통상자원부 투자정책국장, 이철우 김천시 국회의원, 신우성 한국바스프 회장(왼쪽부터) 등이 시삽행사를 갖고 있다. /코오롱
[김천=메트로신문 오세성 기자] 코오롱플라스틱이 글로벌 종합화학회사 바스프와 손잡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분야를 본격 공략한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란 금속과 동등한 강성을 가지면서도 무게는 가벼워 금속을 대체하는 물질이다.
코오롱플라스틱은 바스프와 조인트벤처(JV) 형태의 코오롱바스프이노폼주식회사를 설립하고 27일 경북 김천에서 신규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의 신규 공장은 2018년 8월 31일 공사를 마치고 같은 해 연간 7만톤 규모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옥시메틸렌(POM)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코오롱플라스틱의 기존 POM 생산설비 8만톤을 합하면 총 15만톤 규모의 세계 최대 규모 POM 단일 생산공장이 조성되는 셈이다. 신규 공장 건설은 코오롱플라스틱과 코오롱글로벌이 설계·조달·시공을 총괄하는 EPC 방식으로 진행한다.
POM은 자동차 경량화에 필수적인 소재다. 지난해 기준 연간 세계수요 110만톤의 42%가 자동차 부품 소재에 활용됐고 전자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됐다. 코오롱플라스틱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순수 국내 기술로 연간 8만톤의 POM을 생산하고 있다. 코오롱은 세계적으로 자동차 연비와 환경 규제가 강화되며 향후 자동차 경량화의 핵심 소재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JV설립에 대해 코오롱바스프이노폼 박민수 이사는 "2014년 바스프가 코오롱플라스틱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옥시메틸렌(POM)을 구매하려 한 것이 일의 시작"이라며 "바스프는 매년 3만톤씩 10년 공급을 희망했는데 그러면 다른 고객사에 물건을 팔 수 없어 차라리 공장을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50대 50으로 총 2500억원을 투자하기로 1년 만에 합의하고 JV 코오롱바스프이노폼주식회사를 설립했다. 라이마르 얀 바스프 퍼포먼스 제품 총괄 사장은 "양사 프로젝트 팀이 공동목표를 명확히 이해한 덕분에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사업을 추진했다"며 "사업에 있어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과 팀원들의 목표 공유인데 양사는 이를 훌륭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축하했다.
합작 공장은 코오롱플라스틱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다. 박 이사는 "외국 기업들의 경우 불량률이 30% 가량 돼 불량품 재처리 비용이 많이 들지만 코오롱은 불량률이 2%에 못 미쳐 세계적으로 효율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코오롱플라스틱이 코오롱바스프이노폼에 1000만 달러(한화 115억원)에 POM 제조프로세스 기술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임재영 코오롱바스프이노폼 공동대표는 "코오롱의 공정 우수성과 탁월성은 신뢰하고 있다. 원가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제품을 고착·가공하는 기술은 바스프가 뛰어난 만큼 양사의 장점을 결합한다면 높은 경쟁력으로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 공급과잉 우려에 대해서 장희구 코오롱바스프이노폼 공동대표는 "반응이 빨라 생산이 어려운 품목"이라며 "(중국의 자급률이 공급과잉 여부를 결정하는데)중국에 10개 회사가 공장을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공장이 2개 뿐이다. 그나마도 불량률이 50% 수준이라 완성도 있는 제품 만들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재영 공동대표도 "POM은 제품 등급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매우 크고 중국이 고등급 POM을 생산하기는 아직 어렵다"며 "세계시장 성장률이 연간 5% 수준이고 신규 공장 가동이 안정화되면 독일에 있는 바스프 POM 공장은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바스프는 독일 루드빅스하펜에 연산 5만5000톤 규모의 POM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신규 공장에서 생산하는 POM 7만톤은 바스프와 코오롱플라스틱이 절반씩 매입해 판매한다. 임 공동대표는 "JV운영에는 최선을 다해 협력하겠지만 제품 판매에 있어서는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 말했고 장 공동대표도 "선의의 경쟁을 하자"고 화답했다. 코오롱은 신규 공장이 10년간 1조4000억원의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