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야스다생명보험사 일본 본사 전경/메이지야스다 홈페이지 갈무리
일본 내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외국채 운용을 늘려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 초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시행으로 일본 국채 수익률이 역사상 최저치에 이른 탓이다.
27일 일본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이이치생명, 아사히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은 최근 '2016년 자금 운용 방침'을 발표하며 일본 국채 운용을 전년보다 감축한다고 밝혔다. 타 생보사 역시 일본 국채 운용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도입 이후 일본 내 다수 생보사들은 수익률 하락에 따라 일본 국채 10년물에 투자할 수 없는 상태다. 20년물·30년물 역시 금리하락으로 투자를 유예해 나가고 있다. 일각에선 일본 국채는 운용상품으로서 기능을 상실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야마시타 도시히코 메이지야스다생명 부사장은 최근 운용계획설명회에서 "(마이너스 금리는)일전에 경험하지 못한 세계"라며 "올해 비상사태를 맞아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나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본 생보사들은 일반적으로 고객과 30년 정도의 장기 보험 계약을 체결한다"며 "지금까지는 계약자들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일본 국채 20년 또는 30년물에 투자, 운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 초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정책 도입 이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현재 마이너스 상태이고, 20년물과 30년물 역시 0.3% 전후로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일본 생보사 자체 운용 수익률도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전례가 없는 마이너스 금리정책으로 일본 생보사들은 현재 보험료를 일괄 지불하는 일시불 연금이나 종신보험의 보험료 인상, 판매 중단 등을 단행하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가 지속될 경우 일본 생보사들은 교육보험이나 월별지급식 종신보험의 보험료를 올릴 계획이다.
또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 정도 내외인 미국채나 2% 중반대인 호주국채 등 외국 채권 운용에도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메이지야스다생명은 최근 4천억엔, 우리돈 약 4조1464억원을 외국채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미쓰이생명 역시 외국채 투자를 전년 대비 2천억엔(2조732억원가량) 늘리기로 했다. 스미토모생명은 미국 금리인상 시점을 주시, 미국채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이 외에도 다이이치생명은 외국채 운용은 물론 항공기리스 투자 등 비교적 높은 수익률이 전망되는 분야에 투자자금을 확대, 배분한다. 니혼생명도 연간 10% 이상 수익률이 기대되는 발전소·상하수도 등을 대상으로 하는 펀드에 선별투자한다.
일본 생보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에 일본 언론은 외국채 투자에 대한 분별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일본 내 유력 일간지 산케이신문은 "외국 채권은 환율변동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헤지외채' 수익률이 하락하는 것은 물론 인프라투자 경쟁도 심해지고 있다"며 "리스크 만큼의 수익을 보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투자에 대한 분별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