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면서 '빚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부채는 106.0%(2015년 12월 현재)이다. 신흥국 내에서 중국 다음으로 높고, 주요국 내에서는 5번째로 높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3471개로 전체 외부감사 대상 기업(2만7995개)의 14.4%가 좀비 기업이다.
전문가들은 부채리스크가 낮은 상장사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상장사, 부채 비율 온도차
28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코스피 12월 결산법인 718곳 중 자본잠식회사 등을 제외한 629곳의 작년 말 부채비율은 121.12%로, 2014년 말보다 5.06%포인트 떨어졌다
조사 대상 기업의 작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1188조5988억원으로, 2014년 말보다 2.31% 증가했다.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한 기업은 100곳(15.9%)이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과 금융사를 제외하면 지난해 상장사들의 부채비율은 139.8%로 다소 높은 편이다.
하지만 2012년 152.9%를 기록한 후 2013년 152.7%, 2014년 146.8%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2015년 말 기준 금융을 제외한 국내 상장사의 이자보상배율은 5.5배로 3년 연속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업종별 온도차는 점차 심화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고승희 연구원은 "신흥국 경기 부진 속 범용 제품 등 상대적으로 철강, 조선 등 저부가가치 업종은 이자보상배율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건강관리, 화장품의류 등 고부가가치 업종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화장품·의류, 건강관리 등 주목
국내기업이 전체적으로 빚갚을 능력은 좋아졌지만,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보였다.
국내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2015년 말 기준 4.3배로 나타났다. 2008년 3.4배다 높고, 2012년 3.9배 이후 매년 증가세에 있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장사를 잘한 것도 있지만 저금리로 이자 비용 부담이 줄어든 영향이 적잖다.
일본기업은 11.6배에 달했다. 2013년 이후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화 약세와 초저금리 기조의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기업은 3.8배로 가장 낮았다.
국내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2년 4.0%에서 지난해 4.2%까지 상승했다.
일본 6.5%, 미국 4.5%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증시에서도 중·장기적으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이고, 실적 개선이 지속되는 기업에 주목받을 전망이다. 기업 부채 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할 경우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기업들이 프리미엄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중 부채비율이 100% 이하인 기업은 전체 조사 대상의 56%인 352곳이다. 업종별로 광업, 전기·가스·증기·수도사업, 전기장비, 부동산업·임대업, 건설업의 부채 비율이 낮아졌다. 반면에 기타 운송장비, 음료,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숙박 및 음식점업 등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미래에셋대우는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고,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이 개선된 화장품·의류, 건강관리, 소프트웨어, 디스플레이에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