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등의 영향으로 시장의 관심에서 다소 멀어졌던 구조조정이 금번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을 계기로 부각되고 있다. 2016년만에 나타난 '여소야대' 구조 속 야당의 구조조정에 대한 적극적 움직임 또한 큰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기존의 경기 민감업종으로 꼽은 철강, 석유화학, 건설, 조선, 해운 중 조선과 해운업종의 상황이 지속 악화됨에 따라 지금은 이들에 대한 구조조정에 집중하기로 했다.
◆복잡한 이해관계, 쉽지 않은 전망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BNK투자증권은 기업조조정 노력이 집중될 해운과 조선의 주가 전망은 쉽지 않다. 변수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고 기업 정상화를 위한 변수가 너무 다양하기 때문이다. 논의되고 있는 양적완화를 통한 자금지원이 긍정적이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자체 경쟁력 및 업황회복이 해결과제이다.
우리보다 먼저 구조조정에 들어간 일본의 조선업 상황을 보면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일본의 조선업은 70년대 후반과 80년대 후반, 2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했는데, 이 시기 일본 조선업체들의 생산능력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후에도 일본의 조선업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업계가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5개 대형 조선소로 재편되고 글로벌 조선 발주량이 급격이 상승한 200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이들의 주가는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BNK투자증권 김경욱 연구원은 "아직까지 글로벌 해운, 조선 업황의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많이 낮은 만큼 우리 조선, 해운 업종의 주가 방향성이 크게 전환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게 맞다. 특히나 구조조정 관련 논의가 진행중인 일부 기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종목에 대한 투자는 포트폴리오 변동성 축소 측면에서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IMF 구제금융 당시의 주가흐름과 비교해도 지금은 구조조정 대상 산업에 대한 강한 주가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이르다.
또 IMF 구제금융 시기에는 현재와는 다르게 전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상대적 수혜기업에 집중할 필요
전문가들은 조선, 해운 업종에 대한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en)의 공식을 생각한다면 과거의 구조조정 시기를 보면 해당 산업 내 승자독식의 결과가 나타났다. 한국의 IMF 시기 당시 은행 업종 내 주요 기업들의 주가 변화나 08년 리먼사태때의 미국 은행, 자동차 업종 등이 이를 잘 보여준다.
산업이 정상화 되고 부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거쳐 정상화된다면 해당 기업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오르겠지만, 그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사이 경쟁사는 구조조정 기업의 빈자리에 대한 수혜를 누린다. 김연구원은 "구조조정 업종에 대한 투자를 한다면 비교적 실 적 및 재무구조가 우위에 있는 종목으로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