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미래를 향한 시선 '제3인류' 완간

인간과 에마슈의 갈등…한국인 고고학자의 등장

열린책들/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제3인류' 시리즈의 완결편이 출간됐다. 한계없는 상상력의 대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신화와 철학, 과학 이론을 접목해 써내려간 신(新)창세기다. '다음 세대 인류'의 출현을 다룬 이 책은 2013년 10월 1부를 출간, 연속 3개월간 종합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인간의 손에 의해 새로운 인류가 창조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이들의 사회는 어떻 모습이 될지, 인간과의 관계는 어떠할지 흥미롭게 전개된다.

앞서 발간된 1,2권에서는 초소형 인간 에마슈의 탄생 과정이 그려졌다. 핵무기의 무분별한 사용과 자연재해 등으로 인류가 끝없이 자멸을 향해 치닫는 어느 시점, 군 정보 요원과 과학자들로 구성된 비밀 기관에서는 기상천외한 시도를 감행한다. 바로 초소형 인간 '에마슈'를 탄생시킨 것. 과학자들은 에마슈들에게 더 진화된 유전형질을 부여했다. 에마슈는 특이 형질을 이용해 무차별 핵공격을 사전에 차단, 제3차대전의 위기를 막아내는 성과를 올리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 사회에 노출돼 커다란 파문을 불러모은다.

3,4권에서는 에마슈와 인간 사이의 갈등을 중심적으로 다뤘다. 에마슈들이 인간 사회에 순조롭게 합류하는 듯 했지만, 한 인간 소년이 에마슈를 학대하고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에마슈들은 자신들의 존엄성에 눈뜨면서 저항하기 시작한다.

5,6권에서는 한국인 고고학자 히파티아 김이 여주인공으로 등장해 활약한다. 히파티아 김의 연구로 인간과 지구가 직접 소통하게 된다. 저자는 이 작품 속에서 미성숙한 존재인 인간을 창조주, 불완전한 신의 위치에 놓음으로써 방황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노출하게 한다. 아울러 에마슈들의 타락과 범죄, 종교와 제도 등 자유 의지의 문제 발생 과정을 보여주는데 이것 역시 인간사회와 문명사의 시뮬레이션이나 다름없다. 인류가 지금처럼 지구 행성을 소모하는 자기파괴적 생활 방식을 지속한다면 종말로 치닫는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각 400쪽, 384쪽/1만3800원.